재난상황·정부지시 SNS 공유…불안감 최소화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역대 세번째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도 산불을 단기간에 진압하는 과정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신속한 대응이 있었다.
이 총리는 긴급지시와 함께 관계부처 회의도 소집하고 현장을 둘러보면서 SNS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는 '대국민 보고'도 잊지않았다. 정부의 행보를 알리고 현장 상황을 공유하면서 국민적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청와대에 따르면 강원도 고성, 속초 산불 발화시각은 지난 4일 오후 7시17분이다.
이 총리의 첫 긴급지시가 취재진에 전달된 것은 같은 날 오후 9시48분. 소방청장과 산림청장에게 "진화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며 "주민대피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야간진화에 나서는 만큼 산불진화 인력의 안전도 챙겼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5일 0시20분쯤 "모든 자원을 동원해 산불에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고 전국의 소방차가 강원도로 향하기 위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줄지어 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정부는 다음날인 5일 오전 9시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등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 총리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후 고성으로 향했다.
이 총리는 이날 현장을 둘러보며 당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SNS를 통해 현장 상황을 알렸다.
이 총리는 "산림청과 소방청 직원들, 육군 제23보병사단 장병들, 그대들이 계셔서 든든하다"라며 "절대 안전을 지키며 진화하라"고 당부했다. 또 "오후 4시54분 주불 진화 완료라는 보고가 있었다"라고 알리기도 했다.
이 총리는 화재발생 사흘째인 6일 오전 9시 2차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문 대통령에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낮 12시25분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를 재가했다.
관계장관 회의 당시 포착된 이 총리의 메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주머니에 한 손 크기의 수첩을 들고 다니며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배 있다.
공개된 이 총리의 메모에는 관계장관 회의 모두발언 내용과 산불 관련 해야 할 일, 이재민 호소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총리는 7일에도 SNS에 "성금 47억3000만원을 접수했다. 이재민들께는 옷가지도 필요하다"라고 글을 남겼다. 구호에 동참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연락처를 남기는 AS도 잊지 않았다.
이 총리가 재난, 질병 등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수시로 보고를 받고 회의를 주재하는 바쁜 상황에서 SNS에 상황을 알리는 것은 단순히 '헤비 유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정보의 차단이나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는 것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높여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세월호 참사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등을 경험한 바 있다.
내각 책임자인 총리가 직접 국가적인 재난상황에서 정부 조치를 정확하게 알리고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공유하며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지난해 9월 메르스 확진 판정 환자가 나오자 SNS에 환자 이동 방향과 정부의 세세한 조치를 수시로 상황을 알렸다.
이 총리는 당시 "매뉴얼대로 이행해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고 국민께 신속·투명하게 설명드려 불안감을 드리지 않도록 할 것을 부탁했다"며 "그때그때 국민께 설명드릴 것이다. 2015년의 실패 경험을 거울삼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