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 수렁 빠진 삼성전자가 완전 기대하고 있는 제품

입력 2019.04.05 13:20수정 2019.04.05 13:46
"2분기 이후 시장 수요는 회복될 것"
'반도체 쇼크' 수렁 빠진 삼성전자가 완전 기대하고 있는 제품
삼성전자가 지난 3월 1분기 실적 쇼크를 앞두고 투자자들에 실적 악화가 시장 기대수준보다 심하다는 내용의 발표를 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잠정 분기실적 발표를 열흘여 앞두고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는 사전 설명 자료를 공시했다. 삼성전
'반도체 쇼크' 수렁 빠진 삼성전자가 완전 기대하고 있는 제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반도체 쇼크' 수렁 빠진 삼성전자가 완전 기대하고 있는 제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반도체 영업익 비중 '75%'…반등하려면 반도체 쇼크 벗어나야
인텔, 최근 신규 CPU 출시…하반기 서버 D램 수요 회복 '청신호'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예고한 대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쇼크'가 더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 2분기까지는 반도체 불경기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최근 인텔의 신규 CPU 출시 등의 요인으로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과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5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6조2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4%나 줄었고, 반도체 불경기가 시작되면서 실적이 크게 꺾였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42.6%나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사업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 흐름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의 75%를 반도체 사업에서만 벌어들였다. 4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반도체 의존증'도 높아졌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불경기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삼성전자 전체의 실적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인텔의 서버용 신규 CPU 공개 발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인텔은 지난 3일 '2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등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기술로 구성된 새로운 데이터 중심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캐스케이드레이크'라는 프로젝트 이름으로 불려온 인텔의 서버용 신규 CPU 개발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중요한 까닭은 서버 D램 수요를 획기적으로 늘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CPU는 기존 제품보다 더 높은 기가비트 기반을 지원하는데, 이는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해졌다는 뜻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출시한 서버용 신규 CPU 캐스케이드레이크는 시장에서 매우 기대하는 신제품"이라며 "현재 중단 상태인 인터넷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번 출시와 함께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장의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이들이 보유한 메모리 등 재고도 축소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공급업체들 사이에서도 인텔의 신규 CPU 출시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올해 초 "데이터센터 펀더멘털 수요는 견조해서 고객사의 재고안정화에 따라 2분기 이후 시장 수요는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삼성전자가 연초 밝혔던 '상저하고' 흐름에 대해서는 "당초 전망한 대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월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텔의 신규 CPU 출시를 예상하며 "16GB 기반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64GB 이상 고용량 모듈 수요가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서버용으로 공급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시장조사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는 '비관론'도 무시할 수 없다. 반도체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D램 공급과잉 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가격 하락세가 멈출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들어 연이어 시장 전망치를 조정하며 D램값 하락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만 해도 올해 2분기 D램 평균거래가격이 전 분기 대비 15%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하락폭을 20%로 조정했다. 특히 PC와 서버 D램은 올 하반기에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버 D램의 경우 하반기에도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아마존이 품질 불량을 이유로 10나노미터 후반급(1x nm) 서버 D램 제품을 삼성전자에 리콜을 요청한 것도 하반기 실적 반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은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에 1x나노 서버 D램 공급 능력을 문의하며, 생산물량과 스펙 등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불량 발생의 원인 규명에 근접해가고 있는 만큼 5월 내로 수정 생산이 원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번 이슈는 판가 추가 하락의 구실로 작용하며, D램 가격의 하락을 지속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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