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전쟁 피난 가듯.." 고성 관광객이 전한 산불 위기상황

입력 2019.04.05 01:57수정 2019.04.05 09:40
분산 대피한 이재민들 대다수, 맨발에 잠옷 겉옷만 걸친 채..
"마치 전쟁 피난 가듯.." 고성 관광객이 전한 산불 위기상황
5일 오전 강원 고성 산불로 인해 대피한 토성면 주민들이 동광중학교 임시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9.4.5/뉴스1 © News1 김경석 기자
"마치 전쟁 피난 가듯.." 고성 관광객이 전한 산불 위기상황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태풍급 강풍을 타고 인근 속초까지 번지고 있다. (강릉산림항공관리소 제공) 2019.4.4/뉴스1 © News1
현재까지 산림 소실 250㏊···이재민 2375명

(고성=뉴스1) 김경석 기자 =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 지역으로 번진 가운데 고성군에만 이재민 2375명이 발생했다.

도산불통합지휘본부에 따르면 현재 고성군 임시 대피소는 간성초교, 아야진초교, 고성종합·생활체육관, 동광중학교, 천진초교 등 6곳이다.

이밖에도 경동대, 102여단 등에도 이재민들이 분산 대피한 상황이다.

현재 동광중학교 강당에는 최초 발화 지점인 원암리 인근 신평리, 성천리, 용암리, 용촌리 주민 300여명이 대피해 있다.

특히 산불 지점과 가까웠던 속초 예은요양원에서 근무하던 보호사 등 12명이 전원대피해 자칫 참사로 이어질뻔한 위기를 모면했다.

4일 오후 10시쯤 동광중학교 강당에는 외국인, 관광객, 주민 등 대다수가 맨발에 잠옷 겉옷만 걸친 채 적십자 구호 물품을 받으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인근 호텔에 묵었던 배재만(84)씨는 "갑자기 호텔에 연기가 차더니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왔다“며 ”마치 전쟁 피난 가듯 가재도구는 고사하고 옷가지도 챙기지 못한 채 맨발 바람으로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용촌리에 거주하는 최종열(65)씨는 "우리 마을이 최초 발화 지점과 2㎞정도 떨어져 있는데 여기까지 연기가 자욱해 깜짝 놀랐다"며 "밖에 나가보니 산등성이에 불이나 서둘러 집안에 있던 가족과 강아지를 몸에 안고 임시 대피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인근 야산에서 불이났다.


현재까지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재산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또 임야 250㏊가 불에 탔다.

산림·소방당국을 비롯한 지자체 등 현장본부는 현재 진화대원 194명, 공무원 1248명, 소방 203명 등 인력 2578명을 비롯해 진화차와 소방차 등 장비 74대를 동원해 불길 확산을 막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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