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평소 엄했던 아버지가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려서 깜짝 놀랐어요. 요즘 휴대폰을 놔둔 곳도 깜박깜박하셔서 어디 아프신 건 아닌지 걱정이예요."
여성만 갱년기가 있는 게 아니다. 남성도 갱년기가 있다. 남성은 만 35세가 넘으면 스테로이드 계열의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 분비가 매년 1~2%씩 줄어든다. 이는 성적·정서적·육체적 기능이 점점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남성은 여성의 갱년기보다 증상이 미미하지만 가끔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4일 최준호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40~50대는 퇴직, 창업 등으로 사회 역할이 급변하므로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심해질 수 있다"라며 "갱년기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예전의 지위를 내려놓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남철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남성의 약 25%는 갱년기를 겪을만큼 흔하지만, 실제로 병원에 방문해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경우는 1% 미만"이라며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갱년기 치료를 안받는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테스토스테론은 고환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성기능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오해하기 쉽다. 물론 60대는 정자 수가 30%, 70대는 50%로 줄고, 전립선과 정자의 저장소인 정낭의 기능도 약화된다. 하지만 수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뇌, 근육, 뼈, 콩팥 등 신체기관 속 세포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키가 줄고, 삶에 대한 즐거움이 줄어들게 된다. 성욕 감퇴, 발기력 감소, 근력 및 지구력 감소, 기력 약화, 잦은 짜증 등 3개 이상에 해당되면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보다 적다면, 남성 갱년기다.
김진욱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최근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는 갱년기와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삼가하는 것이 좋다"라며 "주 3회 이상 규치적인 근력운동, 정기적인 성생활, 충분한 휴식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