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장 무너져" 얼굴부위와 다리에 3~4도 화상 입은 길고양이

입력 2019.04.01 17:27수정 2019.04.03 09:50
"화상 정도가 심해 약을 사료에 묻혀 치료하고 있다"
"억장 무너져" 얼굴부위와 다리에 3~4도 화상 입은 길고양이
울산 한 공원에서 A씨가 3년간 돌보던 길고양이 이쁜이. 얼굴 부위에 난 상처.© 뉴스1
울산서 화상 입은 고양이 잇따라 발견…경찰 수사

(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3년간 이쁜이(길고양이)를 지켜보며 가까이 지내왔다. 화상을 입은 아이를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울산 한 공원에서 화상을 입은 고양이가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곳 주민 A씨가 "평소 가까이 지내며 사람 손길을 타던 고양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전했다.

1일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구 화봉동의 한 공원에서 화상을 입은 길고양이를 인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된 고양이는 얼굴 부위와 다리 등이 불에 그을리는 등 3~4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산책길에 사료를 주기 위해 이곳 공원을 찾는 A씨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금자리를 만들어 돌봐주고 있었다.

그는 "이쁜이와 나머지 한 마리는 동물병원에서 현재 치료중"이라며 "화상 정도가 심해 약을 사료에 묻혀 치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화상으로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 포악해지면서 치료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화상을 입은 고양이에 대한 치료비 역시 A씨가 부담하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주위 이웃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해줘 30여만원을 후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번 일이 있은 뒤부터 오후 10시가 되면 공원에 나가 길고양이들을 살펴보며 보초를 서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8일 추가로 화상 입은 고양이가 발견됨에 따라 인근 폐쇄회로 CCTV 등을 확보해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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