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5·18 증언 외국인 목사 부인들에 감사 편지

입력 2019.03.31 15:17수정 2019.04.02 14:59
편지와 함께 보낸 선물은?
김정숙 여사, 5·18 증언 외국인 목사 부인들에 감사 편지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5.18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배우자들이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故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버라 피터슨 여사, 故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
"여전히 역사 진실 지우려는 사람 있어"
"후안무치 거짓말에 두 분 뜨거운 증언 감사"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증언한 외국인 목사들의 부인 2명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김 여사의 편지를 받게 된 주인공은 5·18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 실장으로 참상을 기록해 해외에 알린 찰스베츠 헌틀리의 부인 마사 헌틀리와 계엄군 헬기 사격을 증언한 아널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버라 피터슨이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그해 5월 두 분은 광주에 있었고, 광주를 목격했고, 누구보다 더 광주의 참혹한 현실을 아파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쟁터와 같았던 당시의 광주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떠날 수 있었는데도 끝까지 광주에 남아 광주 시민들과 함께하셨던 두 분 가족의 의로움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중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는 구절을 인용해 "여전히 장례식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여전히 역사의 진실을 지우려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헌틀리·피터슨 여사는 지난달 김진태·이종명·김순례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을 왜곡, 부정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공동 명의로 항의서한을 보내 징계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광주 시민의 의로운 항거를 북한 특수군이 주도한 게릴라 전으로 묘사한 후안무치한 거짓말에 목격자로서 두 분의 뜨거운 증언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불의의 폭력 앞에서 분노하고 행동했던 두 분 가족의 용기에 감사드린다"며 "불의에 항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도시 광주의 영원한 증인이 되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두 여사에게 편지와 함께 홍삼 건강식품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