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20일 만에 남편 살해한 부인이 서둘러 도피한 곳

입력 2019.03.28 14:42수정 2019.04.02 10:24
"평소 남편이 집안일 문제로 무시하는 말을 했다"
혼인신고 20일 만에 남편 살해한 부인이 서둘러 도피한 곳
© News1 DB
"술에 취해 범행" 심신미약 주장…法 "인정 안 돼"

(청주=뉴스1) 박태성 기자 =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만난 70대 남편을 혼인신고 20일 만에 무참히 살해한 50대아내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57·여)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상당한 술을 마신 것은 인정되지만 범행 이후 승용차를 운전해 도주한 점 등으로 볼 때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관계인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경위 등을 볼 때 징역 16년을 선고한 1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며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7일 오후 11시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주택에서 흉기를 30여차례 휘둘러 남편 B씨(76)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배우자를 구한다'는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B씨와 만나 혼인신고를 한 상태였다.

범행 직후 달아난 A씨는 대중교통과 도보로 충남 논산까지 이동하며 도피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A씨를 추적해 사건 발생 열흘 만에 논산의 한 식당에서 일하고 있던 그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평소 남편이 집안일 문제로 무시하는 말을 하고, 집에서 나가라고 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극심한 욕설을 듣자 감정이 폭발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 모두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