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한국인은 속국 근성의 비겁한 식분(食糞·배설물 먹는) 민족이다" "재일 한국인을 한꺼번에 쓸어버려 신규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는 원색적인 혐한 글을 게재해 물의를 빚은 일본연금기구 사무소장이 경질됐다고 허핑턴포스트재팬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연금기구의 세타가야 연금사무소 가사이 유키히사 소장은 트위터 계정에 이 같은 내용의 혐한 글을 반복해서 게재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일본 야당 국회의원들이나 진보적 지식인에 대해 "국가의 역적" "마귀와 짐승" "일본인이 아니다"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가사이 소장은 "증오 발언에 대해 오늘(24일) 회사에 보고했다"며 "깊이 사죄하고 다시는 하지 않기로 약속하겠다"고 사과했다. 현재 일련의 혐한 글은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자 연금기구는 가사이 소장을 본부의 인사부 소속으로 대기발령해 사실상 경질했다. 연금기구는 향후 자세한 경위를 조사해 가사이 소장의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연금기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차별적인 발언은 있어선 안된다. 매우 유감이다. 같은 사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히 대처하고, 규범 의식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금기구는 앞서 김포공항에서 혐한 발언을 하며 만취 난동을 부린 과장급 간부가 소속돼 있던 후생노동성 산하 특수법인이다.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담은 공개적 차별 발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14일에는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국무부는 "음식점 등에서 외국인과 외국인으로 보이는 시민의 출입을 거부하고 '일본인 전용'이라고 표시한다"며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은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