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쿠팡의 배송인력 '쿠팡맨'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을 선포했다. 그간 회사측과 여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의 불성실한 자세로 협의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수본부 쿠팡지부(쿠팡 노조)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28일~3월3일 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 준비를 위한 절차를 마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쿠팡노조는 일명 '쿠팡맨'이라고 불리는 배송기사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그간 쿠팡에는 노조가 없었다.
노조에 따르면 약 3500명의 배송기사 중 70%가량이 비정규직이다. 이들 대부분이 6개월 단위 근로계약을 맺어 계약 연장을 위해서는 회사 측이 요구하는 근무시간 변경이나 근무지 변환 배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노조는 배송기사의 정규직 전환과 노동조건 개선을 두고 회사 측과 14차례 교섭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사측이 제대로 된 답변을 피했고, 노조의 임금교섭 요구도 '불쾌하다'며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지막에는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진행중이니 교섭에 임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사측과)14차레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합의, 혹은 해결책을 마련한 것은 당일(익일)연차휴가 사용방안 개선, 단체협약 진행의 룰을 정한 기본협약의 체결, 두가지 뿐"이라며 " 그러나 이 합의 또한 노동부 고발과 조정위원회를 통해 해결한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앞으로 쿠팡맨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회사 측 대화 요구에는 언제든지 응할 생각이지만, 교섭 테이블에만 앉아 말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노조에 신뢰를 보일 행동과 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쿠팡 측은 "그간 노조와 성실히 교섭에 응해왔으나 노조가 교섭을 중단하고 다른 방식을 택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