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었습니다" 서툰 한국어로 건넨 인사

입력 2019.02.27 07:29수정 2019.04.03 10:11
생후 1개월 만에 입양된 준석씨, 32년 만에 가족 만나
"보고싶었습니다" 서툰 한국어로 건넨 인사
오준석씨와 이건수 교수 [사진=이건수 교수 제공] /사진=fnDB

[편집자주] 일주일의 '중간날', 일상에 지치기 시작하는 수요일. 희망찬 사연과 함께 잠시 따뜻함을 느끼시길...

오준석씨(미국명 매튜 에일리)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생후 1달 만에 입양 기관에 맡겨졌습니다.

미국으로 입양돼 열심히 공부해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공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에는 늘 가족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준석씨는 비록 입양인이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준석씨는 한국에서 1년간 보내며 한국어를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준석씨는 한국 동방사회복지회와 미국 현지 입양기관을 통해 본격적으로 가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2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다 준석씨는 실종가족 찾기 전문가 이건수 교수와 만나게 됐습니다. 가족에 대한 정보가 워낙 부족한데다 20여년 전에 돌아가신 생모로 인해 준석씨의 가족 상봉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끈질긴 집념과 그간 쌓아온 노련함으로 마침내 아버지, 여동생들과 극적으로 연락이 닿았습니다.

"보고싶었습니다"

32년 만에 두 여동생을 만난 준석씨는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몇 년 동안 한국어를 열심히 배웠다”며 감격을 전했습니다.

난생 처음 친 오빠를 만난 여동생들은 말을 잇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색함도 잠시, 가족들은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석씨는 "친부모를 원망하기보다 그립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먼저였다"면서 "32년 만에 가족 만났고, 늘 그려오던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와 같은 처지에 놓인 입양인들에게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간절하게 가족을 찾고 있는 모든 입양인들에게도 저처럼 잊지 못할 감격스러운 일이 생기길 바랍니다"

#따뜻한수요일 #파이낸셜뉴스 #가족 #감동 #희망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