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회담 앞두고 '이례적' 식량 지원 호소

입력 2019.02.20 16:05수정 2019.03.28 16:03
1인당 식량 배급량을 기존 하루 550g에서 300g으로..
北, 북미회담 앞두고 '이례적' 식량 지원 호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양묘장을 시찰 했다고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작년 7월2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8.7.24/뉴스1
김성 유엔대사 "재해와 제재 탓에 작년 생산량 급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가뭄·폭우 등 자연재해와 경제제재에 따른 북한의 식량난을 호소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미국 NBC방송은 19일(현지시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로부터 김 대사가 작성한 '긴급 식량 지원 요청'(Urgent food assistance called for)에 관한 메모(제안서)를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김 대사는 메모에서 "북한 당국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작년 11~12월 실시한 식량평가 결과, 2018년 식량 총 생산량이 495만1000톤으로 2017년 대비 50만3000톤 줄었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 같은 식량 생산량 감소 원인으로 작년 7~8월 북한 전역을 강타한 폭염과 가뭄, 그리고 8월 말 태풍의 영향으로 황해남북도 등 주요 곡창지대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를 꼽았다.

아울러 그는 "제재에 따른 농업용 원자재(농기계·화학비료 등) 공급 제한도 (생산량 감소의)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올 들어 근로자 가구 1인당 식량 배급량을 기존 하루 550g에서 300g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식량난에 따른 대응책의 일환으로 상반기 식량 수입 확대(20만톤)와 조기 수확(40만톤)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올 7월 1인당 식량 배급량은 하루 310g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이에 따라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NBC는 이 메모와 관련해 "북한 당국의 내부 통계는 신뢰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의 식량난을 대외적으로 인정한 사실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1주일 남짓 앞둔 시점에 이 메모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제재 해제'를 목표로 한 협상 전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는 27~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 예정.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Δ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Δ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Δ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 작년 6월 첫 회담 당시 합의사항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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