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거리에 나온 이유

입력 2019.02.14 18:20수정 2019.03.26 16:19
"적절한 보상책 마련될 때까지 죽기살기로 버틸 것"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거리에 나온 이유
14일 오후 4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청 앞에는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35명으로 구성된 숭의동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 소속 여성들이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구는 적절한 보상책 마련하라"고 토로하고 있다.2019.2/14/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14일부터 미추홀구청 앞 무기한 천막농성
"적절한 보상책 마련될 때까지 죽기살기로 버틸 것"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이 엄동설한에 내쫓겨 거리에 나앉게 생긴 마당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왔습니다."

14일 오후 4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청 앞에는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 35명으로 구성된 숭의동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 소속 여성들이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이같이 토로했다.

올 3월 옐로하우스 철거를 앞두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은 옐로하우스 철거에 따른 지원이나 보상에 관한 어떤 사전 설명도 듣질 못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관할 구에 성매매 종사자들의 실정에 맞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구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보상과 지원에 관한 어떤 설명도 듣질 못한 상황에서 여성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거리에 내몰릴 상황"이라며 "실제로는 여성들이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구는 현 실정에 맞지 않는 지원금을 마치 적절한 지원 보상책인양 홍보해 성매매 종사자들만 욕을 먹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적절한 지원과 보상책이 마련될 때까지 죽기살기로 버틸 것"이라며 "구는 성매매종사자들을 위한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옐로하우스는 오는 3월께부터 철거가 시작된다. 한 지역주택조합이 옐로하우스와 주변 일대(부지면적 1만5000여㎡)에 추진하는 아파트 건설(700여세대)을 위해서다.

1962년 인천항 주변에서 이전해 조성된 옐로하우스는 33호가 있었지만 2/3가 떠났고 현재는 11호만 남았다. 30~60대 성매매 종사 여성 50여명은 퇴거를 거부하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성매매 종사 여성을 위해 이들 여성이 ‘탈 성매매’ 후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생계비 1200만원, 직업훈련비 360만원, 주거보증금 700만원(임차권자 구청장) 등 최대 2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올해 9040만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성매매 종사 여성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실태조사에만 수개월이 걸려 이들이 실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성매매 종사자들은 철거가 본격화되기 전 현 실정에 맞는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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