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김규빈 인턴기자 = 유럽에서 고혈압약에 또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되면서 처방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 일부에서 발암가능물질 'NDMA'가 검출된데 이어 이번엔 다른 성분 '이베사르탄'에 또다른 위험물질 'NDEA'가 검출된 것이다. NDEA(N-nitrosodiethylamine)는 NDMA((N-nitrosodimethylamine)와 마찬가지로 국제암연구소가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의약품 규제기관(MHRA)은 복제약 전문제약사 악타비스의 '이베사르탄' 성분 고혈압약과 복합약 총 2종에 NDEA가 포함돼 회수 중이라고 이날 병원·약국가 등에 안전성 서한을 발송했다.
MHRA은 "NDEA 위험예방 차원에서 약국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을 회수하고 있다"며 "다만 환자가 해당 약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약물의 잠재적 위험성보다 건강에 안 좋을 수 있어 약복용을 중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MHRA는 현재 유럽의약품청(EMA)과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이다.
MHRA는 지난달 24일에도 인도 마클레오즈 파마사의 영국법인이 판매하는 '이베사르탄' 성분 고혈압약 2종에 NDEA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회수조치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이는 지난해 유럽에서 중국기업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다른 고혈압 성분인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 'NDMA'가 포함된 것이 확인되면서 확대조사가 진행된데 따른 결과다.
당시 유럽의 회수조치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도 전수조사를 거쳐 문제의 약을 회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발사르탄' 성분의 고혈압약 170여개를 판매중지시켰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유럽처럼 일부 '이베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에서 'NDEA'가 추가 검출되면서 불특정 다수 고혈압약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달 솔코 헬스케어사가 '이베사르탄' 단일성분 고혈압약 1품목과 복합제 7품목을 자진회수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중국 자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제품이란 게 FDA 설명이다.
또 FDA는 지난해 10월 인도 아우로빈도사가 제조한 '이베사르탄' 원료의약품에 'NDEA'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 원료약은 미국 사이어젠 파마슈티컬스의 완제품 제조에 쓰였고, 모두 자진 회수됐다.
국내에는 아직 추가적인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영국에서 회수된 제품들은 국내에 수입된 바 없고 해당 원료의약품 생산지 등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최근 NDMA와 NDEA에 대해 제약사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을 마련하기로 한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약사의 자진 검사와 함께 식약처도 앞으로 유통 중 문제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