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줄곧 '시장 1위'를 지켰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샤오미에 왕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샤오미는 인도 진출 2년만에 점유율을 10배 이상 늘리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7년 3070만대를 출하해 24.7%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2018년 3190만대를 출하했음에도 점유율은 22.4%로 줄어들며 샤오미에 밀려 2위로 주저앉았다.
2017년 인도 시장에 출하된 스마트폰은 총 1억2430만대였지만 2018년은 1억4230만대로 2000만대가량 증가했다.
증가량의 대부분은 샤오미가 차지했다. 2017년 259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20.9%로 2위에 자리했던 샤오미는 2018년 41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28.9%로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017년까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던 부동의 1위였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점유율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시기별로 보면 2012년 인도 스마트폰 판매량 약 2100만대 중 35.1%인 735만대가 삼성전자 제품이었지만 이듬해 26.8%, 2014년 22.4%로 쪼그라들었다.
샤오미와 비보, 오포 등 중국업체들이 진출한 2015년에는 삼성의 점유율이 22.8%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샤오미는 2015년 2.6%의 점유율이 2016년 5.9%, 2017년 20.3%로 급성장하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해 앞으로 교체 수요가 넉넉한 데다, 경제발전으로 저가제품에서 점차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DC는 지난해 인도 전체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 가격이 158달러로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700달러 이상의 초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9을 앞세워 애플까지 눌렀다고 밝혔다.
인도시장에서 점유율은 샤오미에 밀렸지만 총매출과 이익면에서는 삼성이 샤오미를 앞질렀다는 관측이다. 이는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인도에서 샤오미가 수량 기준 1등을 했다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에 팔고 얼마를 남겼느냐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인도는 매출 기준으로 우리가 압도적으로 1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가 제품을 많이 팔아도 중저가 라인에 집중돼 이익률이 떨어지지만, 삼성전자는 초고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면서 앞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시에 제2공장을 준공하며 인프라도 확충했다.
한편, 지난 5일 인도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갤럭시M시리즈는 아마존 인도 사이트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약 3분만에 동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