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후 5년내 고장률 최고…신뢰도 "10점 만점에 2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프리미엄 '상중심(上中心)' 무선청소기 시장의 대표주자인 영국의 다이슨(dyson)이 미국 최대 소비자 전문평가지인 컨슈머리포트가 제안하는 '추천 제품' 목록에서 모두 제외됐다.
기존에 '최우수' 등급을 받았던 모델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구입 이후 5년내 고장률이 무선청소기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았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컨슈머리포트(C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이슨의 무선청소기(Stick Vacuums)의 신뢰성 이슈가 발생했다"면서 자신들의 추천 제품 목록에서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상중심 무선청소기를 제외한 유선청소기와 하중심 무선청소기에 대한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최대 소비재 전문 월간지다. 광고없이 기부와 회비로 운영되는 컨슈머리포트는 매월 가전제품, 자동차, 주방기기 등의 소비재를 직접 구입해 성능을 테스트하고 소비자들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컨슈머리포트가 추천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한 다이슨 무선청소기는 2016년에 '최우수' 등급을 받은 'V8 앱솔루트'와 지난해 출시된 'V10 사이클론' 등 5종이다. 컨슈머리포트는 최근에 회원들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구입한 청소기 5만1275종에 대해 성능 재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컨슈머리포트 측은 재조사 과정에서 다이슨의 무선청소기 제품이 제품 내구성을 보여주는 '신뢰도(Reliability)' 조사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최초 제품 구입후 5년 이내에 고장이 발생할 확률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컨슈머리포트 연구책임자인 사이먼 슬레이터는 "다이슨 무선청소기의 신뢰도는 구입후 2년간은 대부분의 다른 브랜드 제품과 유사했다"면서도 "3년차에 접어들면 신뢰도는 평균 이하로 떨어지며 5년 후에 신뢰도는 가장 낮아졌다"고 했다.
이밖에도 무선청소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흡입력(suction)' 부족과 전원 스위치 문제, 작동 중단 등의 문제도 자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구입한 사람들의 19%가 3년 이내에 배터리 문제로 불편함을 겪었으며, 12%는 브러쉬 오작동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컨슈머리포트는 다이슨 브랜드의 '예측 신뢰성'에 대해 10점 만점 중에서 최저 수준인 2점을 부여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다이슨은 공식 성명을 내고 "다이슨 자체의 테스트와 소비자 만족도 조사, 성능 평가와 컨슈머리포트의 조사는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다이슨은 글로벌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무선청소기 시장 후발주자인 LG전자,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다. 다이슨이 지난해 3월 국내에 출시한 최신 모델 'V10 사이클론'의 가격은 구성품에 따라 95만8000원~109만원이다.
다이슨은 컨슈머리포트의 자체 실험방식과 결과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은 방식일 경우 조사 내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이슨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배터리나 브러쉬 같은 소모품은 사용환경에 따라서 내구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고객들의 피드백과 컨슈머리포트의 발표는 존중하지만 그 과정에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