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보다 많은 원생 몰래 받았다가 학부모 항의 받기도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부산의 한 대형 사립유치원이 방과후 수업료를 원장 개인통장으로 받아챙기거나 수용 가능한 정원보다 많은 원생을 받아 몰래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시교육청은 해당 유치원 법인이 운영하고있는 사립유치원 3곳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 유치원은 불과 2년 전에도 전기공사 자격증이 없는 시설공사 업체와 계약하고 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교육청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또 설립자 건강보험료를 유치원 운영비로 냈다가 240여만원을 회수당하고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한 사실이 적발돼 모두 5건의 주의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새로 지어진 유치원에 모집 인원보다 원생을 추가로 받아 끼워넣기 식으로 운영하다 학부모들에게 뒤늦게 발각됐다.
유치원은 부랴부랴 반을 늘렸지만 학부모들에게 정확한 설명도 없이 기본적인 수업 시설이나 교구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공간에 원생들을 집어넣어 논란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은 수업 시간이나 현장 학습때 찍어둔 원생 사진을 학부모들에게 한 장도 보내지 않고 있다가 연말에 졸업 앨범으로 판매했다. 울며 겨자먹듯 앨범을 사야하는 학부모들의 불만은 커졌다.
학부모들은 "보통 다른 유치원은 아이들 활동 사진을 SNS나 유치원 홈페이지에도 올려주는데 이곳은 해마다 사진 한 장 주지 않다가 학기말에 돈을 내고 앨범을 사라고 한다"며 "앨범비 8만5000원을 주고 구입하지 않으면 내 자녀가 유치원을 다닌 사진이 하나도 없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시교육청에서 감사가 시작되자 원장은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감사가 끝나면 비리 유치원이라는 인식으로 더이상 경영할 자신이 없다' '문을 닫겠다' '살려달라'면서 눈물로 호소했다.
사립유치원장은 학부모들에게 보낸 유인물을 통해 개인통장으로 입금받은 방과후 수업(특별활동)료를 두고 '학부모들의 요구와 지지로 진행되어 왔던 수업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구를 통한 방과후 수업을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워하고 우리 부모님들도 얼마나 만족하고 수업이 계속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학부모님의 의견도 함께 소명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방과후 수업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실명 기재를 요구하면 '누가 불만족이라고 쓰겠냐'고 반문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유치원 특정감사팀이 설치됐고 비위 사실이 적발된 경우에는 발생 동기와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유치원이 운영상 비리를 또다시 저지르거나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