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매일 키위를 2개씩 꾸준히 먹으면, 대변을 보는 횟수가 1.5배 늘어나고, 대장 속 수분량이 늘어 변비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는 키위 속 식이섬유가 물을 흡수하면 13배나 불어나 대장의 소화운동을 돕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노팅엄의대 빅토리아 스미스 교수팀은 건강한 성인 1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3일 동안 매일 키위 2개를 간 주스를 먹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키위 주스와 동일한 당도의 설탕물을 마시게 했다. 이후 1000kcal의 식사를 먹게 한 후 7시간 동안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대장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대장의 부피 변화를 기준으로 삼고, 키위를 먹은 그룹과 설탕물을 먹은 그룹의 대장 부피변화를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키위를 먹은 그룹의 대장은 대조군에 비해 평균 17% 커졌고, 상행결장은 대조군에 비해 19%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 중 대장이 커질수록 수축과 이완 작용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루에 대변을 보는 횟수는 키위를 먹은 집단이 1.5회, 대조군이 1.1회로 나타났다.
추가 연구에서 연구팀은 배변 완화제인 '실리움(psyllium)'과 키위, 사과를 원심분리해 섬유소를 추출하고, 섬유소가 몇 ㎖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키위 속 식이섬유 1g당 흡수할 수 있는 물의 양은 13㎖로, 이는 사과 섬유의 6배, 변비 완화제인 실리움의 1.5배로 측정됐다. 키위 1개당 약 5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것을 감안하면, 키위 1개를 먹으면 85㎖의 물을 흡수해 소화를 돕게 되는 것이다.
변비는 3~4일에 한번 대변을 보거나, 변을 보기 힘든 질병이다. 대장의 운동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나, 당뇨병, 치매, 항문협착증 등 2차적인 질환으로 생길 수도 있다.
스미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키위가 변비 완화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최초의 논문"이라며 "키위에는 비타민과 칼륨이 풍부해 대장 속에 유익한 균들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 약리학과 치료법(Aliment Pharmacology&therapeutics)'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