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보정속옷 입으면 몸매 바뀐다더니.." 다 거짓말?

입력 2019.02.03 09:10수정 2019.03.25 13:40
괴물 스타킹, 80배 높은 압력을 다리에 가하는 것
"3개월간 보정속옷 입으면 몸매 바뀐다더니.." 다 거짓말?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일반스타킹 80배 압력 '압박스타킹' 혈액순환 방해 '치명적'

(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3개월간 '다이어트 속옷'을 입으면 몸매가 바뀐다고 해서 입게 됐어요. 처음에는 다리가 가늘어져서 좋았는데, 계속 신으니까 셀룰라이트도 생기고 오히려 다리가 더 부어서 고민이예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800데니아(Denier), 약 100mmHg(토르) 이상의 이른바 '괴물 압박 스타킹'과 '보정 속옷'이 유행하면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데니아는 섬유의 굵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크기가 커질수록 스타킹이 촘촘하고 두꺼워진다.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투명 스타킹의 압력이 10데니아인 것을 감안한다면, 괴물 스타킹은 이보다 80배 높은 압력을 다리에 가하는 것이다.

3일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10~20대에서 의료용이 아닌 압박 스타킹이 유행하면서 부종, 염증 등으로 피부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라며 "보정속옷을 자주 입게 되면 사타구니 등에 살이 쓸리면서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는 '피부착색'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압박스타킹은 수술 후 오랫동안 누워있어야 하는 환자나 승무원, 간호사 등 서비스직 여성들이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 착용한 것이 시초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 발목 부근의 피가 심장으로 가지못해 다리 곳곳에 피가 고이게 된다. 이 때문에 다리 뒤쪽에 파란 정맥 핏줄이 튀어나오거나, 심할 경우 발바닥에 궤양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한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대개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한다. 개인마다 증상이 다르고, 발목, 무릎, 허벅지 등에 가해야 하는 압력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발목은 100% 압력을, 종아리는 70% 압력, 허벅지는 40% 압력으로 심장에 가까워질수록 압력을 약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돕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20~30mmHg, 30~40mmHg의 낮은 압력이 대부분이다.

의료용 목적이 아닌 압박 스타킹은 다리의 모든 부위에 높은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해, 혈액 덩어리인 '혈전'이 생겨 심장, 폐 등을 막아 건강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배를 꽉 쪼이는 '코르셋', 팔과 가슴을 압박해 가슴을 모아주는 '가슴 보정속옷'도 마찬가지다. 또 지방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수분과 지방이 얽혀 '셀룰라이트'가 생기게 되는데, 오렌지 껍질과 유사해 미용상에도 좋지 않다. 뱃살을 잡아주는 압박 스타킹과 복대는 위장을 찌그러뜨리기 때문에 소화불량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괴물 스타킹의 압력을 알류미늄 캔에 가하면, 찌그러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압박 때문에 장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경우 변비, 위장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만성 위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정속옷을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 피부의 노폐물들이 빠져나가지 못해 노란 고름 덩어리인 '종기'가 생기기도 한다.
촘촘한 섬유들이 피부를 감싸 습기가 차게 되고,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종기는 모낭염이 커진 것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고, 휴식을 취하면 일주일 내로 낫는다.

김향경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다리가 자주 붓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혈관외과에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라며 "다리의 부종을 막기 위해서는 잘 때 베개에 다리를 올리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