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평소 '인수문' 열어두라 말해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누가봐도 현재 관저가 갖고 있는 사용상 불편한 점, 풍수상 불길한 점을 생각했을 때 옮겨야 하는데…"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이 지난 1월4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과 관련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한 말이다.
이날 유 위원이 언급한 '풍수상 불길한 점'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대통령 관저' 터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적 삶'이 그 방증이다.
때마침 유 위원이 다시 공식석상에서 '풍수'를 언급하며 관저를 옮길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자, 새삼 관심을 받았다.
이후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도 같은 얘기를 했다. 승 위원장은 지난 1월28일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승효상에게 한국 건축을 묻다' 행사에서 "지금의 대통령 관저는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 아니다. 차기에라도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 옮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승 위원장은 "북악산에서 내려오는 축을 시민에게 온전히 돌려주려면 관저를 이전해야 한다"며 "광화문광장에서 경복궁을 통해 북악산으로 올라갈 때 관저를 통해서 가는 게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승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였던 2017년 10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상춘포럼'에 첫 강연자로 참석해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호·보안 문제라면 관저라도 먼저 이전시켰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당시 승씨는 이같은 의견을 낸 데에 자신이 풍수지리 신봉자는 아니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후일이 좋지 못한 이유는 '청와대가 풍수지리상 그리 좋은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지 않나'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금 수감중인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황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진짜 대통령 관저의 풍수가 안 좋은 것일까.
통상 풍수가들은, 관저가 북악산 바위의 강한 살기(殺氣)가 그대로 내리꽂히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들어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오래 전부터 해 왔다. 관저 자리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 센 기운을 받아낼 수 있는 사찰이 있어야할 자리라는 것이다. 대신 관저 길 건너 '조선의 궁'이었던 경복궁이 '길지'라고들 말한다.
이와 관련 지금 이 곳에 거주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 최고등급의 보안시설인 대통령 관저에는 각종 방음, 전파방해, 도청방지 시설 등이 빼곡히 들어차 평소 대통령 부부가 다소 답답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인수문을 열어서 바람이 통하게 해야 사람도 들고 바람도 든다고 얘기한 적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