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사실 관계 파악 중"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SDI에서 반도체용 화학물질을 개발하던 30대 연구원이 백혈병 투병 끝에 숨졌다.
1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 따르면 삼성SDI 수원사업장에서 전자재료사업부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황 모씨(32)가 지난달 29일 사망했다.
2014년부터 삼성SDI에서 반도체용 화학물질 개발업무를 담당하던 황씨는 2017년 말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이후 황씨는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1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숨졌다.
반올림은 추모 성명에서 "(황씨는) 발암물질을 다루면서도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었다"며 "백혈병을 일으키는 벤젠, 폼알데하이드를 비롯해 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신속히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 등 피해자 측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17일(기흥 1라인 준공시점)이후 반도체나 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 사내협력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피해보상에 합의했다. 지원 보상액은 백혈병은 최대 1억5000만원이며, 사산과 유산은 각각 1회당 300만원과 100만원으로 정해졌다.
남은 변수는 삼성전자 외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로의 피해보상 확대 여부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당시 피해보상 중재 협약식에서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다른 계열사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고 있고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며 그룹 차원의 보상 확대를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