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내 차량 블랙박스 속 수상한 통화에... 남편 소름

2026.11.08 08:00  


(전남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2025년 10월 19일 오전 6시. A 씨는 전남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아내의 승용차에 몰래 들어갔다.

이틀 전 아내가 평소보다 늦게 귀가한 데다 전화도 잘 받지 않자 외도를 의심하던 참이었다.

블랙박스에는 아내와 직장동료 B 씨가 나눈 통화가 녹음돼 있었다. 두 사람이 한 달여 전부터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집으로 올라가 자고 있던 아내를 깨웠다. 아내는 순순히 외도 사실을 인정했고, A 씨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날 오전 7시 30분쯤 A 씨는 B 씨와 처음 통화했다.

A 씨가 다음 날 회사로 찾아가겠다고 하자 B 씨는 "오늘 보시죠"라고 뻔뻔하게 말했다. 이어 "너만 피해자 같냐"고 말하며 되레 A 씨의 집으로 찾아오겠다고 했다.

오전 8시 39분쯤 B 씨에게서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A 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꺼내 오른손에 쥐었다. 흰 천으로 손을 여러 번 감아 흉기를 고정하고, 빨래건조대에 있던 수건으로 흉기를 가린 채 집 밖으로 내려갔다.

A 씨는 B 씨를 보자마자 달려들어 왼쪽 가슴과 옆구리를 한 차례씩 찔렀다. B 씨는 별다른 방어도 하지 못했다. 그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 55분쯤 병원에서 과다출혈로 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머물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흉기를 위협용으로 가져갔으며 B 씨가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찔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22일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흉기를 손에 고정하고 수건으로 가린 뒤 무방비 상태의 B 씨를 곧바로 공격한 점을 들어 짧은 시간 안에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A 씨가 자수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봤다. 당시 B 씨의 유족은 A 씨와 합의하지 않은 채 엄벌을 탄원했다.


A 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에 이르러 A 씨는 유족과 합의했고, 유족은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9월 17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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