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과 미국 은퇴 세대 사이에서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을 남기는 대신 여행과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른바 'SKI(Spending the Kids' Inheritance)' 현상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노인층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경제지 포천은 영국 퇴직연금 전문기업 스탠더드라이프 보고서를 인용해 영국인 부모 7명 중 1명은 자녀에게 유산을 남기기보다 은퇴 후 자신의 삶을 즐기는 데 돈을 쓰겠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부모들의 "내돈 내가 쓴다" 경향은 여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영국여행업협회(ABTA)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응답자의 82%가 최근 1년간 휴가를 다녀왔다고 답했다. 이는 2년 전보다 5%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마크 탠저 ABTA 최고경영자(CEO)는 "노년층이 과거보다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졌다"며 "자녀에게 유산을 남기거나 상속세를 내기보다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을 위해 돈을 쓰려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씀씀이는 젊은 세대보다 크다. 미국 여행보험 비교업체 스퀘어마우스의 자체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65세 이상 부부의 여행 1건당 평균 경비는 9960달러(약 1321만원)로 50세 미만 부부(6618달러·약 878만원)의 약 1.5배였다. 평균 여행 기간도 15일로 50세 미만 부부(11일)보다 나흘 길었다. 여행지도 유럽과 일본을 비롯해 남극, 아프리카까지 다양했다.
한편 국내 노인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가운데 재산을 본인과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4.2%로 2020년(17.4%)보다 6.8% 포인트 올랐다. 2008년(9.2%)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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