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전닉스 떨어지는데 웃음이 나네?.. 주가 떨어질수록 좋다는 직원들

2026.10.18 07:31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반도체 주가 급락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삼성전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주가 하락을 반기는 반응이 나와 비판이 거세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에 새로 도입된 특별경영성과급이 자사주로 지급되는 만큼 주가가 낮을수록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한 반도체 초호황이 당분간 이어져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믿음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실제 성과급 지급은 내년 3월 말에서 4월 초로 예정돼 있어 최근 주가 하락이 직원들의 수령 주식 수 증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식 보상 제도가 장기적으로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려는 취지와 달리, 주식 수가 확정되는 시점에는 서로 다른 주가 기대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25만 원이면 400주, 20만 원이면 500주…반등하면 평가이익 확대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6일 전 거래일보다 2.62% 오른 21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0.79% 상승한 127만 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록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날 각각 9.48%, 10.85%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과 달리 삼성전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더 떨어지기를 바란다는 반응이 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까지 하락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글 작성자가 실제 반도체 사업 담당 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반응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제도가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임금협상을 통해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지급되는 보상으로,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한다. 개인별 지급액에서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금액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받는 주식 수는 지급액이 같더라도 주식 수 산정에 적용하는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주가가 낮을수록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지금은 떨어지고 나중엔 올라야…'반등 기대'가 핵심

예를 들어 세후 특별경영성과급이 1억 원이고 해당 주가로 주식 수를 산정한다고 가정하면 주가가 25만 원일 때는 400주를 받지만, 20만 원으로 떨어지면 500주를 확보할 수 있다.

이후 주가가 다시 25만 원으로 회복되면 500주의 평가액은 1억 2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처음부터 25만 원에 400주를 받은 경우보다 2500만 원 많은 금액이다.

결국 일부 직원들이 기대하는 것은 성과급 주식 수가 확정되기 전에는 하락하고 이후에는 반등하는 시나리오다.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 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 실적 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반등하면 평가이익이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도 이러한 셈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인 주가 조정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세부 지급안을 공지했다. 사업부별 지급률은 내년 2월 공개되며, 실제 지급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 등을 거쳐 3월 말에서 4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주식 수 산정에 적용하는 주가가 어느 시점에 결정되느냐가 중요하다. 현재의 주가 하락이 향후 지급되는 주식 수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주가 하락이 직원들에게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니다.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받은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도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과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주가가 낮을 때 더 많은 주식을 받더라도 이후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가령 20만 원에 받은 500주가 이후 15만 원으로 떨어지면 평가액은 7500만 원으로 줄어든다. 특히 매도 제한이 적용되는 주식은 장기간 주가 변동 위험에 노출된다.

SK하이닉스도 주식 성과급 도입…장기 기업가치 높이는 게 핵심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과 자사주 지급 비중을 각각 50%로 정했다. 구성원이 원하면 주식 비중을 10%포인트 단위로 높여 최대 100%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본 지급 방식은 전체 PS의 50%를 현금으로, 30%를 주식으로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주식으로 나눠 지급하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특별경영성과급의 세후 금액을 전액 주식으로 지급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직원에게 현금과 주식의 지급 비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두 회사의 주식 보상 제도는 임직원이 기업 성장에 따른 주가 상승의 성과를 공유하도록 유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식으로 보유하도록 해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장기적으로 일치시키려는 취지다.

그러나 주식 수가 확정되기 전에는 주가 상승을 원하는 기존 주주와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주식을 받으려는 일부 직원의 단기적인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같은 목표를 지향하지만 보상 시점에 따라 서로 다른 주가 기대가 형성되는 역설이 발생하는 셈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 보상 제도의 핵심은 임직원이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며 "성과급 지급 시점의 주가에 따라 보상 규모가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선호하는 이해관계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어 "이를 보완하려면 주식 보상의 일정 부분을 장기 보유 조건과 연계하고, 장기적인 경영 성과와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보상이 실현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임직원이 주주와 함께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의 성과와 위험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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