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의 일상을 두고 온라인 공간에서 과거 위성 지도와 포털 '로드뷰'까지 뒤져가며 진위를 따지는 이른바 '과잉 검증' 현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배우 김민의 이색적인 구옥 생활이 큰 화제를 모으자, 일부 누리꾼들이 공간 연출 의혹을 제기하며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구옥에서 '아날로그식 일상'... "올 7월 로드뷰랑 안맞는다" 연출 의혹
논란의 발단은 지난 2일 방송이었다. 김민은 경기 동두천의 약 90년 된 낡은 주택에서 직접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켜고, 시멘트로 갈라진 바닥을 메우며 장작불로 끼니를 해결하는 등 '아날로그식 자연인' 일상을 선보였다. 이 방송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6.0%를 기록, 직전 회차 대비 2.5%포인트 급등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택의 실거주 및 방송 연출 여부를 따지는 움직임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포털 지도 서비스의 2026년 7월 촬영분 로드뷰를 찾아내 방송 화면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불과 몇 달 전 로드뷰에는 수풀이 무성하고 블록이 널브러져 있는데 방송에서는 말끔히 정돈됐다", "집 바로 인근에 전봇대가 보이는데 왜 굳이 불편하게 발전기를 돌리느냐"며 방송을 위해 공간과 생활 방식을 인위적으로 꾸며낸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리한 신상 털기" 디지털 수사대 문화 부작용 우려
이에 대해 지나친 신상 털기이자 무리한 의혹 제기라는 반론도 거세게 맞섰다. 김민이 방송에서 해당 주택을 상시 거주지가 아닌 "해외 활동을 오가며 지인(형)에게 빌려 조금씩 고쳐 쓰는 임시 거처"라고 명확히 밝힌 만큼, 거주 기간에 맞춰 마당을 정리하거나 구옥 특성상 인입선 공사가 안 돼 발전기를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마당 청소한 것까지 조작이라며 로드뷰를 캐는 건 사생활 침해 수준", "예능 프로그램을 다큐멘터리 잣대로 검증하려 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사회 및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관찰 예능의 신뢰도 하락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디지털 수사대' 문화가 맞물려 빚어진 부작용으로 분석한다.
앞서 해당 프로그램이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여행 편 등에서 사전 계획된 일정을 즉흥 여행인 것처럼 연출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청자들의 불신이 누적된 데다, 인터넷 포털 지도 서비스 등을 통해 일반인의 주거 공간 정보까지 손쉽게 특정·열람할 수 있는 환경이 과도한 사적 검증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한 문화평론가는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예능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방송 구성과 화면 정리는 불가피한 영역"이라며 "출연자의 사적인 거주지 주소를 특정하고 로드뷰를 대조하며 사실관계를 파고드는 행위는 자칫 마녀사냥이나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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