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식약처 청탁' 의혹과 관련해 내놓은 해명이 사실과 배치되는 정황이 차례차례 드러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법무부 장관 후보 적격성과 자질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지인 양 모 씨의 청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약업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로부터 약 2주 뒤 식약처는 해당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고, 청탁 의혹이 불거졌다.
2022년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김 후보자와 양 씨, 당시 서울서부지법 영장 전담 정 모 판사가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은 이런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정 판사는 해당 '셀카 만남'이 이뤄진 후 약 1년 10개월 뒤인 2023년 12월 사기미수 등 혐의를 받는 제넨셀 대표 강 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양 씨와 우연히 만나 추가 만남 없었다" 해명, 사진 한장으로 깨져
김 후보자는 청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원 청탁금지법에서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공익적 고충 민원 단순 전달"이라는 주장이다.
청탁을 알선한 양 씨, 정 판사와의 셀카에 대해서는 사적 모임에서 우연히 만났을 뿐, 이후 연락이나 만남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해명에 배치되는 증거가 추가로 나왔다. 2023년 4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제43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김 후보자와 양 씨가 찍은 기념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이에 김 후보자 측은 사적인 연락·만남이 없었다는 의미로, 장애인의 날 행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해 지역구 의원으로서 참여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녹취록에는 양 씨가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부르거나 김 후보자가 양 씨를 '동생'이라 칭하며 "보고 싶어서 눈에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녹취록은 두 사람이 2022년 2월 9일 만남을 조율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공익적 고충 민원? 청탁 제약사 '동물실험 조작'…김 후보자 불기소결정서 공개
김 후보자의 민원 전달로 신속 처리된 제넨셀이 실시한 동물실험에서는 이상 증상 누락과 조작 자료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한 공익적 민원 전달이 아니라 김 후보자가 부정청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뉴스1이 확보한 제넨셀 대표 강 씨의 사기미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동물실험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물실험에 관한 거짓 내용을 기재하거나 그 부작용에 관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거나 식약처로부터 2/3상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했다.
이어 "강 씨는 그런 내용의 허위자료를 다시 제출해 정부출연금을 편취하려 했다"며 "신속한 임상시험 승인만을 위해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그 승인을 기화로 투자유치 등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려고 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비난가능성도 크다"고 질타했다.
김 후보자 측은 "강 씨가 일부 동물실험 자료를 누락·조작해 제출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업체 관계자의 독자적 범죄 행위를 후보자에게 소급해 '독약의 승인을 받아낸 로비'라고 규정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 10월 12일 김 후보자와 양 씨 사이에 오간 대화를 추가 폭로했다.
한 의원은 "식약처 과장 선에서 막혀있다"는 양 씨의 말에 김 후보자가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라고 답했다고 했다. 또 이 같은 로비가 김 식약처장에게로, 식약처 실무진에게로 전달됐다고 했다.
한 의원이 제시한 김 식약처장의 비서 고 모 씨가 당시 임상정책과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과장님, 김승원 의원이 따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장님이 챙겨보되, 다음부터는 그쪽에서 이런 얘기 안 나오게끔 해달라고 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한 의원의 추가 폭로가 나온 지 약 두 시간 후 설명자료를 내고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코로나 신약 불법청탁 의혹은 관련 판결문에서도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 측은 "강 씨와 양 씨는 후보자에 대한 청탁알선 대가를 주는 과정에서 이를 정당 거래로 가장했다는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청탁 알선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 선고했다"고 했다.
또 검찰 측 불기소결정서를 언론에 공개하며 당시 검찰 역시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며 재차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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