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덮친 기록적인 대홍수와 산사태 속에서 마을 전체가 휩쓸려 나가는 와중에도 꿋꿋이 버텨낸 2층 주택 한 채와 그 안에 갇혔던 일가족의 생환 소식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1일 인도 NDTV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거대한 흙탕물과 토사가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난 현장을 담은 영상이 확산했다.
공개된 영상 속 급류는 진흙과 거대한 암석, 부러진 목재를 무서운 속도로 실어 나르며 경로에 있던 건물들을 잇따라 무너뜨렸다. 그러나 물길 한가운데 서 있던 초록색(민트색) 2층 주택 한 채는 거센 물살의 충격을 버텨내며 원형을 유지했다. 당시 발코니에는 어린아이를 포함한 가족들이 모여 거센 물살을 바라보며 고립돼 있는 모습이 포착돼 보는 이들의 애를 태웠다.
이후 수위가 낮아지면서 집 안에 고립됐던 일가족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후속 소식이 전해졌고, 관련 영상은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누적 조회수 2000만 회를 넘어서며 '초록색 집의 기적'으로 주목받았다.
전문가들은 주변 건물들과 달리 이 주택이 거센 급류를 버텨낸 비결로 견고한 '철근콘크리트(RC) 프레임 구조'를 꼽았다. 기둥과 보, 기초가 일체형으로 연결돼 측면에서 가해지는 강한 수압과 토사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주택의 형태와 배치가 물살을 정면으로 받지 않고 양옆으로 흘려보내는 유선형 역할을 했으며, 주택이 위치한 지형이 주변보다 다소 높았던 점도 생존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번 참사 현장에서는 잔해더미에 갇혔던 5세 여아가 약 6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등 사투 끝에 전해지는 생환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네팔 구조대는 라수와 지역의 샤브루베시 인근 수색 중 잔해 속에서 미약한 소리를 감지하고 2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5세 여아 마니샤를 구조했다. 오랜 시간 고립돼 탈수와 탈진 증세를 보였던 아이는 응급 처치 후 카트만두 교육병원으로 이송돼 안정을 되찾고 있다.
빙하 붕괴와 폭우 등으로 촉발된 이번 대홍수로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의 인명 피해는 사망자 900여 명, 실종자 수천 명에 달하는 등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