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000명 학살 지휘한 전범…마지막 순간까지 엇갈린 반응

2026.08.28 09:34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 사령관. (사진=구유고·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잔여업무기구(IRMCT) 웹사이트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악의 참상인 1995년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에 연루돼 종신형이 선고된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 사령관이 사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구유고·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잔여업무기구(IRMCT)는 믈라디치가 2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달간 뇌졸중을 여러 차례 앓았던 믈라디치는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지휘한 혐의로 헤이그에서 복역 중이었다.

그는 스스로 1943년 3월생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소는 그가 1942년생이라고 기재했다. 현지 언론도 그가 8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믈라디치는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라도반 카라지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지도자 등 '보스니아 학살 3인방' 중 한명이다.

그의 휘하에 있던 세르비아군은 지난 1995년 유엔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스레브레니차에 피난을 온 보스니아 무슬림 남성 및 소년 8000명을 처형했다.

이들의 시신은 집단 무덤에 버려졌고,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많은 무덤이 다시 파헤쳐져 시신이 재매장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 구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는 믈라디치를 기소했으나, 그는 이후 16년 동안 체포를 피해 다녔다.

지난 2000년 밀로셰비치가 권력에서 물러나자 믈라디치는 궁지에 몰렸고, 2011년 5월 체포돼 헤이그로 이송됐다.

지난 2017년 ICTY는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2021년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확정했다.

믈라디치의 사망 소식에 대해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스레브레니차 출신의 보스니아 무슬림인 술리치는 AFP에 "이 세상에서 활보하는 전쟁 범죄자가 한 명 줄었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말했다.

스레브레니차 기념관 대변인 알마사 살리호비치는 "우리에게 그는 유죄 판결을 받은 전쟁 범죄자이며, 우리 역사 속에서도 여전히 그렇게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스니아의 세르비아인 자치구인 스릅스카 공화국은 주민들에게 교회에서 믈라디치에게 조의를 표하라고 요구했다.

한 지역 주민은 믈라디치가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세르비아 민족의 가장 위대한 장군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도 ICTY가 "정치적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공정성과 공평한 대우라는 기본 원칙을 고의로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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