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행 중 깨진 창문으로 빨려나간 남편, 다리 잡고 버틴 아내

라이언에어 보잉 737, 비행 중 엔진 파편에 창문 파손
아내와 승객들 기지로 참변 면해 

2026.07.16 07:40  




[파이낸셜뉴스] 유럽 저비용 항공사(LCC)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가 2만 피트(약 6000m) 상공을 비행하던 중 객실 창문이 깨져 승객이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창밖으로 상반신이 빠져나간 남편의 다리를 아내가 5분 넘게 결사적으로 붙잡아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16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0일 오전 그리스 테살로니키를 출발해 독일 멤밍겐으로 향하던 라이언에어(자회사 몰타 에어 운항) 보잉 737-800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이륙 후 약 10분이 지나 고도 2만 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무렵,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여객기의 엔진 일부가 파손됐다. 떨어져 나간 엔진 파편(팬 블레이드)이 객실 창문을 강타하면서 창문이 산산조각 났고, 순식간에 기내 압력이 떨어지며 기체는 9000피트(약 2700m)가량 급강하했다.

당시 파손된 창가 좌석에는 세르비아 출신의 61세 승객 류비샤 카로비치 씨가 앉아 있었다. 창문이 이탈하는 순간 뿜어져 나간 강한 기류에 카로비치 씨의 머리와 어깨 등 상반신이 순식간에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갔다.

절체절명의 순간, 옆 좌석에 있던 아내 스베틀라나 그르코비치 씨가 즉각 남편의 다리를 움켜쥐었다. 다행히 카로비치 씨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던 데다, 아내가 약 5분 동안 필사적으로 다리를 놓지 않고 버틴 덕분에 남편은 완전히 튕겨 나가지 않았다.

그르코비치 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엔진 일부가 떨어져 남편이 앉아 있던 창문을 친 것 같았다"며 "즉시 남편 다리를 붙잡았다. 그 순간 '죽는다면 함께 죽는 것'이라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심경을 전했다. 이후 주변 승객들이 힘을 보태면서 카로비치 씨를 간신히 객실 안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구조 직후 카로비치 씨는 머리에 피를 흘리고 여러 차례 의식을 잃었으며, 아내 역시 남편을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팔과 손에 심한 마찰 화상을 입었다.

공포의 30분 회항...과거 '사우스웨스트 사고' 판박이


사고 여객기는 창문이 파손된 채로 약 30분간 아슬아슬한 비행을 이어간 끝에 출발지인 테살로니키 공항으로 무사히 회항했다. 승객들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줄 알았다", "산소마스크가 내려오고 강한 냄새가 진동해 숨을 쉬기 어려웠다"며 공포의 순간을 증언했다.

라이언에어 측은 지상 대기 중이던 의료진을 통해 부상자들을 즉각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대체 항공기를 투입해 승객들을 목적지로 수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18년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 여객기에서 엔진 파편이 창문을 깨뜨려 탑승객 1명이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가 사망했던 비극적인 사고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18년 된 보잉 737 NG 기종으로, 해당 기종은 CFM 인터내셔널이 제조한 CFM56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현재 사고 영공 관할국인 북마케도니아 당국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 역시 사고 경위와 엔진 파손 원인에 대한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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