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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500만원, 사팔사팔했더니.. "내계좌 왜이래?"

2026.07.11 09:00  




[파이낸셜뉴스] "그 누구도.. 그게 워런 버핏이든 지미 버핏(가수)이든 간에…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횡보할지, 아니면 빙빙 돌지 아무도 몰라."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에서 증권회사 상사인 마크 해나(매튜 매커너히)가 신입 직원인 주인공 조던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한 말입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에서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오늘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대부분 모릅니다. 우리는 이걸 알면서도 왜 주식을 '자주 거래'하게 되는 걸까요? 오늘은 20대 투자자가 생각해봐야 할 '잦은 거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식앱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화: 나도 모르게 자꾸 뭔가 하게 돼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일부 모바일 증권앱은 이용이 쉽고, 편리하고 재밌습니다. 메뉴가 덕지덕지 달린 기존의 주식앱과 다릅니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UI/UX로 주식거래 초보자도 매매가 어렵지 않습니다. 이 금융앱의 이용자 중 20~30대가 절반을 넘는다고 합니다(2025년 경제뉴스 참조). 왜일까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이른바 '게임화'는 게임이 아닌 영역에 게임의 메커니즘과 규칙을 접목해 사용자의 참여와 몰입을 유도하는 기법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요소로 PBL이 자주 소개됩니다. 바로 점수(P), 뱃지(B), 순위표(L)입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가장 강력하고 공통적으로 사용되며 구현하기 쉬운 아이디어입니다.

P(Points)는 출석, 미션 완료 등을 했을 때 즉각 제공하는 수치적 보상입니다. 주식 1주, 현금 2만원, OTT 이용권 등을 줍니다. B(Badges)는 특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 주는 시각적인 훈장입니다. '성취감'을 자극하죠. L(Leaderboards, 순위표)은 내 점수를 타인과 비교해 보여주는 화면입니다. '경쟁심','인정 욕구'를 노립니다. 주식투자를 처음하려는 20대 투자자들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부모님, 친구, 지인의 추천을 받아 기성 주식앱을 열었다가 당황합니다. 우선 주문창에 나타난 15개가 넘는 주문유형 각각의 의미부터 이해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설명도 부족합니다. 그런 와중에 접한 이 금융앱은 과장하면 아마 구세주 같을 것입니다.

게임하듯 따라해보니 터치 몇 번으로 어느새 주식 거래가 완료됩니다. 매일 앱으로 출석 체크해 보상을 받고 미션을 달성해 배지(Badges)도 획득합니다. 어느새 커뮤니티에 가입되어 있어 관심 종목에 대해 정보도 받습니다. 마치 게임을 하듯이 퀘스트(Quest)를 깨다 보면 어느덧 주식투자에 친숙해진 것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주 주식 화면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힙니다. 게임화된 UI/UX가 인간본성을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FOMO(Fear Of Missing Out), 즉 '나만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이런 심리를 더욱 자극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런 심리를 '행동 편향(Action Bias)'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보다, 무언가라도 시도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매일 출석 체크하고 게임 하듯이 앱 속을 산책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매매 버튼을 자주 누르게 되지 않을까요?

매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새어나가는 돈1: 거래 비용(수수료+유관기관 제비용+세금)
상당수 투자자들은 "거래 좀 자주하면 어때! 수수료, 세금 등은 미미해. 무시하자"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틀에 한 번씩만 매매(매수+매도)해도 5년 후,"티끌모아 티끌"일 줄 알았던 거래비용이 "티끌모아 손해"가 됩니다. 한번 계산해 봤습니다. 첫 해에 500만 원 투자 후 이틀마다 한 번씩 매매(매수 후 매도,전량 매수/매도)를 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나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 주식을 거래(이틀에 한 번씩 매매 가정)하면 매달 원금(월평균)의 1.95%(97,500원)씩 비용으로 확정되어 사라집니다. 1년이 되면 원금 500만 원의 23.4%인 117만 원이 계좌에서 녹아 없어집니다. 특히 5년만 지나도 국내 ETF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 미국 주식, 미국 ETF의 경우 첫 해의 투자원금(500만 원)을 넘어서는 누적 비용이 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거래가 잦으면 "먼지같은 티끌"이 모여 "태산같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거래 비용의 계산 가정]
투자금액 : 500만원, *경제뉴스에 나온 20대 투자성향 데이터 참고하여 평균 '이틀에 한 번 매매' 추정
<국내 주식>
매매빈도 : 이틀에 한 번 매매(거래일 250일 중 125회 매수/125회 매도(125번 왕복거래))→*20대 성향 반영
매매금액 : 매번 전액 매매→상대적 투자규모(500만원은 중간값)가 적은 20대 실제 성향 반영
거래비용 : 증권사 수수료 : 약 0.015%(20대 주이용 증권앱 수수료), KRX, KSD 등 유관기관 제비용: 약 0.0036%
Total 매수비용 0.0186%(0.015%+0.0036%)
Total 매도비용 0.1686%( 매도 비용 0.0186%+ 증권거래세 및 농특세 평균 약 0.15% )
Total 매매비용 0.1872%( 0.0186% + 0.1686% )

<국내 ETF>
왕복(매수+매도) 0.0372%(증권거래세 없음)

<미국 주식·미국 ETF>
왕복(매수+매도) 약0.34%
(매수(거래수수료0.07%+환전스프레드0.10%)+매도(거래수수료0.07%+환전스프레드0.10%)) SEC Fee제외, "환전
우대, 무료 이벤트 등으로 0.12%까지도 가능하나 대표적인 조건(0.34%)을 가정"
버튼을 누를 때마다 새어나가는 돈2: 슬리피지(Slippage, 여기서는 음의 슬리피지)
여기에 더해 '슬리피지(Slippage)'라는 보이지 않는 도둑도 존재합니다. 슬리피지(Slippage)란 주문 당시 기대했던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 사이에 발생하는 차이를 의미합니다. 즉, 내가 원하는 주문가인 희망 매수가나 희망 매도가에서 미끄러져(slip) 주문이 체결된 것입니다. '음의 슬리피지'가 문제입니다.

'불리한 가격에 주문이 체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식이 원하는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사게 되었거나 낮은 가격에 팔린 것입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손실이 생긴 겁니다. 글로벌 금융 교육 플랫폼에서는 슬리피지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높은 시장 변동성(High Volatility), 낮은 시장 유동성(Low Liquidity), 대규모 주문 규모(Large Order Size) 등을 주로 지적합니다. 특히 빨리 거래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시장가'로 주문을 내는 습관이 누적되면 앞서 수수료와 세금을 넘어서는 손실이 날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 '지정가'로 주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오버트레이딩(Overtrading)은 내 계좌를 녹이는 주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20대 투자자 분들은 증권사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헷갈려 거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벤트와 상관없이 국가에 내야하는 '농어촌특별세'나 '증권거래세' 등의 세금과 유관기관에 납부하는 제비용 등은 어김없이 계좌에서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음의 슬리피지(Slippage)'까지 결합해 옛말처럼 가랑비에 옷 젖는 결과가 생깁니다. 잦은 단타 매매는 수수료와 세금, 슬리피지(Slippage)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계좌를 녹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오버트레이딩(Overtrading)은 수익을 키우기보다 계좌를 먼저 닳게 만듭니다. 실제로 행동재무학 연구에서도 거래 빈도가 높을수록 개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거래가 많아질수록 정보 우위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거래비용과 감정적 판단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좋은 투자자는 매일 거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거래할 이유가 있을 때만 거래하는 사람입니다.


[필자소개]

인치범 전무는 금융(삼성생명), IT(안랩,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통(삼성테스코) 등의 분야에서 30년 간 일관되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PR·IR·ESG·CSR)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케이피아이투자자문에서 투자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식투자성공은 무엇보다 돈을 다루는 올바른 습관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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