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원도의 한 PC방에서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이 금고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범행 장면을 사진으로 게시한 업주를 찾아가 오히려 항의하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4일 오후 강원도 내 한 PC방에서 발생했다. 당시 매장 폐쇄회로(CC)TV에는 한 학생이 카운터 금고를 열어 지폐를 꺼내는 동안 다른 학생이 망을 보며 훔친 돈을 건네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범행 당시 카운터 인근에는 업주 A씨의 아버지가 앉아 있었으나, 학생들은 이를 전혀 개의치 않고 대범하게 현금을 훔쳤다. 심지어 이들은 범행 직후 CCTV 카메라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조롱 섞인 모습까지 보였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A씨는 해당 범행 장면이 담긴 사진을 출력해 매장 카운터 앞에 게시했다. 이들은 다음 날 다시 PC방을 찾았고, 지폐 보관함이 잠겨 있자 동전만 챙긴 뒤 자신들의 사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학생은 "나는 카운터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왜 사진을 붙였느냐"며 오히려 PC방 측에 항의했다.
직원이 "지폐를 건네받았으니 공범 아니냐"고 지적하자 학생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매장을 나서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넘버원"이라고 외치는 등 직원을 조롱하는 행동도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남았다.
업주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피해 금액은 10만 원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돈보다 아이들의 행동이 더 충격적이었다"며 "CCTV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태연하게 범행하고, 카메라를 향해 인사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황당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사과나 피해 변상도 없었고, 다음 날 찾아와 따지는 모습을 보니 착잡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달 25일 경찰서를 방문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26일부터 수사에 착수했으며, 29일 업주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1일 해당 PC방과 주변 CCTV를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며, A씨의 진술과 영상 자료를 토대로 학생들의 신원 확인과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주변 제보 등을 통해 이들을 초등학생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이 실제로 초등학생일 경우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는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A씨는 다른 학생들도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추가로 확인해 경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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