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냥 가만히 있을걸"…삼전 20억 놓친 30대 영끌족의 절규

2026.05.10 09:27  


[파이낸셜뉴스] 9개월 전 신혼집 마련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대출까지 내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한 직장인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25년 10월에 집 샀는데 너무 힘들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2025년 10월 결혼과 함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구축 아파트를 18억 원에 매수했다.

매수 당시 A씨는 부모님 차용금과 마이너스 통장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 9억 원의 빚을 냈다. 특히 자금 마련 과정에서 당시 약 5억 원어치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

A씨는 "집값은 매수 이후 약 1억 원가량 올랐지만, 당시 팔았던 삼성전자 주식을 그대로 보유했다면 현재 가치가 20억 원에 달한다"며 "여름 내내 서른 군데 넘게 임장을 다닌 시간이 너무나 후회된다. 가만히 있었으면 빚 없이 20억 원을 손에 쥐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문제는 기회비용뿐만이 아니다. 과도한 대출로 인한 실질적인 삶의 질 저하도 심각한 수준이다. A씨에 따르면 부모님 차용금을 제외한 7억 원의 대출 원리금으로 매달 약 380만 원이 지출되고 있다.

외벌이인 A씨의 월 실수령액은 650만 원 선. 소득의 약 60%가 대출 상환에 투입되면서 생활비로 남는 돈은 270만 원 남짓이다. A씨는 "나 자신이 싫고 비참해서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며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4배 급등을 끝까지 버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위로와 함께 "부동산은 실거주 가치가 있는 만큼 단순 수익률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AI 반도체 수요 폭증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본격화로 인해 기록적인 주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과거 '8만전자', '9만전자'에 갇혀 장기 횡보했던 구간을 고려하면 결과론적인 가정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 시장의 강세로 인해 집을 산 뒤 주가 상승분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포모 증후군'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식은 변동성 자산인 만큼, 대출 상환 능력을 고려한 실거주 목적의 주택 매수를 실패한 투자로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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