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모텔 살인' 피해자 유족의 호소 "죽은 동생 카드로..."

2026.03.05 07:15  




[파이낸셜뉴스] '강북 모텔 약물 살인' 사건 두 번째 사망 피해자의 유족이 피의자 김모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피해자 유족의 법률 대리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검찰에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겠다는 소식 이후에도 아직 공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탄원서에서 "집안의 막내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구김살이 없던 동생은 하얀 천에 피가 묻은 싸늘한 시신으로 가족 앞에 왔다"며 "제 동생이 피의자에게 보였을 호의와 신뢰를 피의자는 계획적이고 잔혹한 살인으로 짓밟았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 이후 SNS를 하고, 체포 이후에도 수사기관에조차 거짓말하는 모습을 보며 양심이나 일말의 반성의 기미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것에 더 큰 고통을 느낀다"며 "이러한 흉악범의 신상을 비공개로 두는 것은 잠재적인 범죄 예방을 포기하는 것이며 유가족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혹시라도 똑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을지 모를 추가 피해자를 위해, 공공의 안전을 위해 피의자의 얼굴과 신상을 대중에게 명명백백히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피의자 김모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사건 경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유족 측은 "피의자는 경찰의 수사를 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 동생을 살해했다"며 "챗GPT와 의사 처방을 통해 사망 가능성을 알고, 이미 죽어있는 막냇동생의 카드로 결제한 치킨을 들고 가는 행동이 같은 하늘 아래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인지 현실감조차 들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다른 희생자를 더 막았다는 영웅이라고 생각해달라. 사랑하는 막냇동생을 보내고도 담담한 척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부모님 앞에서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고통을 헤아려 달라"며 범행 동기와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한 규명을 요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고급 음식점·호텔 방문 등 개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이 데이트 비용 부담이나 배달 음식 주문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다 의견 충돌이 생기면 미리 제조한 약물 음료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챗GPT와 의사 처방 등을 통해 약물·음주 병용 시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약물이 단순 수면 유도를 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예견했다는 취지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지난달 9일 숨진 두 번째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약물 중독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체내에서는 벤조디아제핀 성분 등이 검출됐으며, 음주 상태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병용해 위험이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살인·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지난달 19일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김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를 예고한 상태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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