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소중한 돈을 남편이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키워준 할아버지가 이름 써서 준 돈.. 소중히 보관했는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의 분별없는 행동 때문에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어린 시절 몸이 약했던 A씨는 시골에서 할아버지 손에 자라며 각별한 정을 쌓았다고 털어놨다. 까다롭고 예민한 손녀였지만 할아버지는 싫은 내색 없이 늘 곁을 지켜줬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A씨에게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랬던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 맛있는 것을 사 먹으라며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열 장을 A씨에게 건넸다. 그중 한 장에는 서툰 글씨로 A씨의 이름을 직접 적어주었다.
한글을 거의 쓰지 못했지만 손녀 이름은 연습하던 할아버지 모습을 기억한 A씨는 그 돈을 쓰지 못한 채 예쁜 봉투에 넣어 부적처럼 간직해 왔다.
결혼 후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 A씨는 해당 봉투를 현관문 안쪽에 붙여두었다. 출근할 때마다 할아버지를 떠올리고 싶어서였다. 돈의 의미는 남편도 알고 있었다.
현금 쓰고 새돈으로 채워넣은 남편..."똑같은 돈인데"
문제는 A씨가 출산 후 일주일 간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돌아온 뒤 발생했다. 오랜만에 봉투를 열어본 A씨는 안에 들어 있던 돈이 모두 새 지폐로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편에게 이유를 묻자, 배달 음식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지갑이 방 안에 있어 현관에 붙어 있던 봉투에서 돈을 꺼내 사용했다는 답을 들었다. 이후 봉투에는 새 돈을 채워넣었다고. 남편은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 족발과 치킨을 시켜 먹는 데 해당 돈을 모두 썼다고 말했다.
A씨는 출산 직후 감정이 예민한 상태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크게 무너졌다고 했다.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건넨 물건이라는 점에서 어떤 돈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편은 "지폐는 다 같은 돈 아니냐"며 A씨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A씨는 남편이 그 돈의 의미를 알고 있었음에도 사전에 지갑을 챙기거나 배달 앱 결제를 하지 않고 굳이 봉투를 뜯어 사용한 점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 일로 인해 정이 크게 식었고 앞으로 함께 살아갈 자신이 없어 이혼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 맞나. 아내가 아끼는 돈인 거 알면서 그걸 쓰나" "충분히 이혼 사유 맞다" "남편 생각이라는 게 있는 건가" "빌어도 모자랄 판에 왜 당당한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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