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가락' 수술이라고 떡하니 써놨는데 엉뚱한 손목 수술... 병원장의 착각

2026.02.02 06:29  


[파이낸셜뉴스] 부산의 한 정형외과 병원장이 환자의 수술 부위를 착각해 다른 곳을 절개하고 간호조무사에게 수술 봉합을 맡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부장판사는 의료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방사선사 B씨와 간호조무사 C씨에게는 각각 벌금 400만원과 250만원이 내려졌다.

A씨는 2020년 2월, 손가락 통증을 유발하는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를 수술하면서 손가락이 아닌 손목 부위를 절개,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을 진행했다.

당시 수술실 칠판에 환자명과 수술명이 적혀 있었고, 간호조무사가 정확한 수술명을 고지했음에도 A씨는 이를 무시한 채 엉뚱한 부위를 수술했다.

A씨는 2018년부터 약 2년간 간호조무사들에게 총 173회에 걸쳐 수술 부위 봉합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킨 것도 발각됐다.

뿐만 아니라 A씨는 B씨와 공모해 보험 사기를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실제로는 도수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진료비 세부내역에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기재했다. 이에 사정을 모르는 환자들이 보험회사에 보험금청구 자료를 제출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게 유도해 보험금을 받도록 했다.

환자들은 실제로는 고주파 열치료 등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허위 진료내역이 제출된 환자만 550명이며, 잘못 지급된 보험금은 2억6000여 만원에 달한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수술 부위가 잘못된 점은 인정하지만, 이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지는 않았으므로 상해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멀쩡한 손목을 절개해 열상을 입힌 것 자체가 이미 상해에 해당한다”며 “수술 전후의 기능적 변화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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