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허지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종종 물어오는 질문이 있다. 왜 영화 평론을 그만뒀냐는 내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중의 생각과 이 정도로 괴리됐다면 내가 그만두는 게 맞지 않은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 '대홍수'를 가리키며 "최근 어떤 영화에 관한 의견이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 체감할 수 있는 비용이 제로에 수렴하는 시대"라고 적었다. 이어 "그들은 이야기의 비용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비용을 알지 못하는 너희들은 망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관객들을 직격했다.
또 "저는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돼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도파민을 시기 적절한 시점에 치솟게 만들지 못하는 콘텐츠를 저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주를 선택했다면 그에 걸맞는 최소한의 논리를 갖춰야 한다"며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이야기가 조목조목 싫다고 세상 구석구석 외치고 싶은 사람들이 논리를 갖추는 광경을 저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배달플랫폼에서 '우리 애기가 먹어야 하는데 내 기대와 달랐으니 너 개새끼는 장사를 접어'는 식의 리뷰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김병우 감독을 향해서는 "힘을 내라"며 "복수심리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윤제균식 기획 영화를 만드는 데 영혼을 팔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당신이 그만두지 않고 계속한다면, 언젠가 칭찬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며 "당신 스스로를 최후의, 최선의 관객으로 여겨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객을 수준 이하로, 이상으로 여기지도 마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뒤 인류 생존에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SF재난물이다. 배우 김다미와 박해수가 주연을 맡았고, 김병우 감독이 연출했다. 김 감독은 앞서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 '전지적 독자 시점'(2025)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이 영화는 초반에 통상적인 재난물처럼 현실 앞에 벌어진 거대한 자연 재난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다가, 중반 이후 인공지능 등 SF적인 요소의 비중이 커지면서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김 감독은 전날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거라는 건 촬영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10명 중 7~9명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만든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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