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20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극본 조승희/연출 이동현)는 웃음을 잃은 세자 이강(강태오 분)과 기억을 잃은 부보상 박달이(김세정 분)의 영혼 체인지 역지사지 로맨스를 그리는 판타지 사극이다. '영혼 체인지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와 촘촘한 서사, 숨 막히는 궁중 암투가 더해진 극은 흥미진진함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에 불러 모았다. 덕분에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6.8%(12월 20일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배우 김세정에게도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도전이었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출연했다. 그간 밝고 경쾌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 온 김세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아한 캐릭터를 그려내며 전에 없던 얼굴을 보여줬다. 또한 극 중 김세정은 부보상 박달이와 세자빈 강연월, 몸이 바뀐 이강까지 1인 3역을 소화해야 하는 과제도 수행해야 했다. 이에 김세정은 섬세한 연기로 결이 다른 배역을 보여줬고,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얻었다.
김세정도 처음엔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맡기가 부담스러웠다고. 그래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출연을 거절하고 도망쳤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나 캐릭터가 '찰떡' 같이 어울린다는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결국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노력한 끝에 호평받으며 극을 마무리해 의미 있는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김세정 역시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계기로 더 많은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세정은 가수로 돌아왔다. 김세정은 지난 17일 새 싱글 '태양계'를 발매했다. 이는 성시경의 명곡을 리메이크 한 버전으로, 원곡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김세정은 이 곡을 들려준 뒤 원곡 가수인 성시경의 칭찬을 받았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가수와 배우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야무지게 커리어를 쌓아가는 멀티테이너 김세정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마치는 소감이 궁금하다.
▶30대가 되면서 새로운 연기의 시작점을 밟아보고 싶고,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면 좋겠다 싶었다. 그게 내겐 하나의 숙제였는데,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듯하다. 또 사극에 처음 도전한 걸 보여드렸다는 게 의미 있다. 배우, 스태프들과 '케미'가 좋아 현장에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 작업을 하면서 시작부터 끝까지 좋았고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내겐 너무 뜻깊었던 드라마라 (끝나니) 아쉽고, 홀가분하기도 하다. 30대의 시작을 열어준 작품이라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극 중 1인 3역을 소화했는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솔직히 처음엔 너무 부담스러워서 못 하겠다 거절하고 도망쳤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 캐릭터가 너와 찰떡인 것 같다'면서 꼭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용기를 냈다. 사실 어려운 일들도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지 않나. 부담되지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해보자 싶었다. 그 와중에 상대역이 강태오 선배라고 해 고민의 50%는 해결된 느낌이 들었다. 선배에게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했다.
-세자빈 강연월과 부보상 박달이, '이강이 된 달이'까지 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차이점을 두려고 했나.
▶세 캐릭터를 어떻게 구분지을까 하다가 (그들의) 삶에서 생각을 이어가보자 싶었다. 연월이는 양반집 규수라 기품이 있지만 목소리를 크게 낼 성격은 아니다. 또 죽음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겨내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고 봤다. 단아하고 무게감은 있게 표현하려고 했다. 박달이는 부보상이니 소리도 지르면서 자랐을 거다. 그래서 힘 있고 강단 있게 말하려 했다. 강이를 연기할 땐 태오 오빠랑 연구를 많이 했다. 대본이 나오면 날을 잡아서 서로 읽어주고 녹음 파일을 주고받으면서 공부를 했다. 셋 중에는 연월이에게 가장 애정이 갔다. 눈물을 흘릴 때도 더 애틋하더라.
-앞서 하지원에게 1인 다역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예전에 예능 '갈릴레오'를 같이 한 인연이 있어서, 이번에 드라마를 하기 전에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다. 성격이 워낙 좋으셔서 다시 만났을 때도 편하게 대해주시더라. 식사를 하면서 남녀가 체인지 되는 드라마를 하게 됐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주셨다. 그때 선배님이 서로 대본을 바꿔 읽고 대화도 최대한 많이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사극을 한다고 하니 말을 탈 땐 갈기를 잡으라고 하시더라.(웃음) 아쉽게 혼자 말을 탄 적은 없어서 그 조언대로 해보진 못했다. 이후에도 방송을 보고 '너무 잘 보고 있어'라고 해주셨다. 덕분에 드라마를 잘 마쳐서 또 연락드리려고 한다.
-사극은 첫 도전인데도 여러모로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따로 참고한 작품은 없고, 연기 스터디를 다니면서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었다. 선배님들께서 사극 대사도 결국 말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면서, '사극 톤'에 갇히지 말라고 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
-열연을 해서인지 연기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좋았다.
▶그동안 워낙 말괄량이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다가, 한복을 입고 단아한 면을 보여드리니 의외의 면모를 발견했다는 평이 많아 기분이 좋았다. 감사하게도 '왜 북부대공이 햇살여주에게 반하는지 알겠다'는 그 쇼츠가 흥하면서 홍보도 많이 된 것 같다. 재밌는 타이틀을 달아주셔서 감사했다. 엄마도 칭찬을 잘 안 하시는 스타일인데, 이번 드라마는 첫 회를 보자마자 좋아하시면서 동네방네 소문을 낼 거라고 하시더라.(웃음)
-처음 사극에 도전한 뒤 느낀 점도 궁금하다.
▶역시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도전을 앞두고 두려움을 느꼈는데, (지나고 나니) 하길 잘했다 싶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