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앙대 7인회'까지 끄집어낸 김남국 '누나 문자'

국민의힘, '인사청탁' 문자 조목조목 문제 제기

2025.12.05 09:45  

[파이낸셜뉴스] '인사청탁 문자'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대통령실이 즉각 사표를 수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한동안 잠잠하던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실세' 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끌어 올려진 형국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인 지난 4일 오전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하자 대통령실도 이를 수리했다.

논란은 김 비서관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나눈 문자 메시지 속 내용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면서 시작됐다.

카메라에 잡힌 '인사청탁'

해당 문자에는 문 부대표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직에 특정 인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적혀 있다. 여기에 김 비서관이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에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내용도 보인다.

문자는 '인사청탁' 논란으로 확산됐고 대통령실이 김 비서관에게 엄중 경고 조치한 사실을 공지한 뒤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자 김 비서관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김 비서관이 국정에 부담을 준다는 우려에 본인이 직접 사의를 표명하고 이에 저희가 사의를 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문자 메시지를 '살라미'처럼 세세하게 나눠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문제가 된 건 인사를 청탁한 단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대통령실이 인사에 관여할 수 없는 민간협회다. 회장 선출은 후보를 추천받아 회원사 이사회에서 뽑는다. 이번 '청탁 문자'로 대통령실 특정 인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자동차협회는) 저희의 인사권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인사 개입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문자를 주고 받고 문자 속 등장인물의 관계다. 모두 중앙대 출신으로 연결돼 있는 데다 문자를 주고 받은 두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이라 불리는 '7인회'다. 이 대통령도 중앙대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권을 향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정권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은 충암고 라인이라고 했다"는 점을 끄집어내며 중앙대 라인을 비판했다.

논란의 본질은 '만사현통'

논란의 본질은 청탁대상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김현지 실장이 '현지 누나'로 언급된 점이다.

인사 관련 업무를 하지 않는 제1부속실장이 인사위원장인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언급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실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김 부속실장은 이 대통령 취임 초기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된 뒤 각종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이 일면서 '만사현통'(모든 일은 김현지를 통한다)이라 불리기도 했다.

특히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 부속실장이 강 후보자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의혹이 확산됐다.
강 후보자는 결국 자진 사퇴했다.

일각에서는 김 비서관이 대통령실의 '경고 조치'에 이어 직접 사의를 표명한 걸 두고 재점화된 '김현지 실세 논란'을 조기 진화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김 비서관의 사퇴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