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우리 태양계보다 훨씬 오래전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혜성 3I/ATLAS이 '외계 우주선'을 닮았다는 주장이 나오자,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혜성 사진을 공개하며 이를 부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아미트 크샤트리야 나사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3I/ATLAS의 본질에 대한 "소문들을 언급하고 싶다"며 "이 천체는 혜성이다. 혜성처럼 보이고 혜성처럼 행동한다. 모든 증거는 이것이 혜성임을 가리킨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이미지들은 흐릿한 모습이었지만, 혜성의 코마(coma, 혜성 주변의 가스와 먼지구름)와 꼬리가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니콜라 폭스 나사 과학임무국 부국장도 혜성이 "우리의 친근한 태양계 방문자"라며 "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전 세계가 우리와 함께 궁금해했음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혜성이 아니라고 믿을 만한 '기술적' 특징이나 다른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3I/ATLAS는 지난 7월 칠레 리오 후르타도에 위치한 소행성 지구충돌 최종경보시스템(ATLAS) 망원경에 처음 포착됐다.
이 혜성은 태양계를 시속 20만 9000㎞의 속도로 통과하고 있으며, 지구에는 약 한 달 후 가장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사는 혜성이 지구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으며, 지구와 2억 7500만㎞ 이상의 거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혜성의 정확한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과학자들은 혜성이 약 45억 년 전에 형성된 우리 태양계보다 더 오래된 항성계에서 왔으며, 약 80억 년 전에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3I/ATLAS는 지난 7월 아비 로브 하버드대 교수가 외계 탐사선일 가능성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로브 교수는 논문에서 "3I/ATLAS의 궤도 경로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 극도로 이상한 매우 희박한 특성들의 조합을 가지고 있다"며 "이 천체는 '기술적'이며, '어둠의 숲' 가설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잠재적으로 적대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외계의 정찰임무 함대다', '표면이 인공 금속으로 돼 있다'는 등 소셜미디어의 확인되지 않는 소문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는 전형적인 혜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일축했다.
옥스퍼드대 천체물리학자 크리스 린토트는 "우리 태양계 혜성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물질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산화탄소, 물, 일산화탄소와 기타 분자가 관측됐다"며 "외계 우주선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달이 치즈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