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머리에 커다란 뿔이 달린 할머니, 병명 알고보니..

2025.11.11 05:57  

[파이낸셜뉴스] 일부 사람의 피부에 동물 뿔과 유사한 형태의 단단한 돌출물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피부각종' 또는 '피부각'으로 불리는 질환에 해당한다.

해당 질환은 피부, 머리카락, 손톱의 구성 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여 발생하는 각질 덩어리다. 모양과 질감이 동물의 뿔처럼 단단하고 굽어 있어 이러한 명칭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미러 등의 보도에 따르면, 브리스틀대학교의 댄 바움가르트 강사는 지식저널리즘 플랫폼 '더컨버세이션'을 통해 "피부각종은 피부 위에 케라틴이 압축되어 생기는 구조물로, 노란색에서 갈색 또는 회색까지 다양한 색을 띤다"고 밝혔다. 피부각종의 색조는 케라틴에 포함된 색소나 죽은 세포의 양에 따라 결정되며,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피부각종은 대부분 양성으로 진단되지만, 약 16~20%는 악성 종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특히 편평세포암과 같은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전암 단계인 광선각화증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광선각화증은 장기간 자외선(UV) 노출로 인해 피부세포가 변형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세포 변성이 심화하면 케라틴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뿔 형태의 각질을 만들 수 있다.

주요 발생 부위는 햇빛 노출이 잦은 얼굴, 두피, 귀 등이며, 피부가 밝은 고령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례에서는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 가슴이나 생식기 부위에서 발생한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댄 박사는 "피부각종이 발생하면 외관상 불편함이나 자극,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는 암과 연관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 방법으로는 외과적 절제가 기본적으로 시행된다.
재발 및 암성 변화를 막기 위해 뿔 조직과 함께 주변의 정상 피부 일부도 제거한다.

또한, 절제된 조직으로 병리검사를 시행해 양성 또는 악성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따라서 피부에 뿔 모양의 돌출 병변이 나타났을 경우, 이를 단순 각질이나 사마귀로 판단하지 않고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