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천만원' 금 빨대 만든 中 남성 "밀크티 마시려고…" 당혹

2025.11.03 13:41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남성이 2000만원 짜리 ‘금 빨대’를 길에서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황당' 사연이 알려졌다. 빨대는 남성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저장성에 거주 중인 쇼우가 경찰에 순금 빨대를 찾아 달라는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쇼우는 늦은 시간 빨대를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전기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울퉁불퉁한 맨홀을 지나가게 됐다. 충격이 몸에 전달되면서 주머니에 있던 빨대가 빠졌다.

빨대가 없어진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쇼우는 당황해 주변을 한 시간 동안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고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

이 빨대는 쇼우가 밀크티를 마시려고 맞춤 제작한 금 빨대다. 쇼우가 금 빨대를 제작할 당시 9만 위안(약 1800만원)이던 가치는 최근 금값이 10% 이상 급등하면서 10만 위안(약 2009만원)이 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두 명의 경찰관은 “약 100g의 금 빨대를 찾아 달라”는 쇼우의 예상치 못한 요청에 잠시 놀랐다가 손전등을 든 채 주변을 수색했다. 30분 뒤 경찰은 '특별한 빨대'를 맨홀에서 약 100m 떨어진 보도 옆에서 발견했다.

SCMP는 "이제 아내가 나에게 빨래판 위에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쇼우의 말을 전하면서 "중국에서 '빨래판에 무릎을 꿇다'라는 표현이 아내가 남편을 혼낼 때 모습을 묘사하는 데 널리 쓰이는 유머러스한 관용구"라고 설명했다.

쇼우는 또 "지난 10년 동안 금을 사왔다. 이 빨대로 가장 좋아하는 음료인 밀크티를 마시는 데 사용했다"며 "은으로 만든 빨대도 가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금 빨대는 더 이상 빨대로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쇼우는 "이 사고로 금 빨대가 손상돼 그걸 녹여 내년 여름에 새로 만들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주머니에 빨대를 넣고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 빨대' 뉴스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빨대가 금이라고 누구라도 생각하지 못한 덕에 아무도 안 가져간 듯”, “금 빨대로 밀크티 마시면서 전기 자전거 타는 게 안 어울린다” 등 반응을 보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