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남성이 아르바이트생으로 위장해 편의점에서 현금 수십만원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JTBC '사건반장'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위장한 남성에게 현금 등을 도난당했다는 편의점 점주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동업자와 함께 편의점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오전에는 동업자, 주간에는 아르바이트생, 야간에는 본인이 근무를 맡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던 중 주간 아르바이트생이 급한 일이 생겨 알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구한 지난 22일 밤 11시께 교대를 위해 편의점을 찾은 A씨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당시 편의점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이 잠시 화장실을 간 줄 알고 10분 넘게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함을 느낀 A씨는 계산대 돈통을 확인했고, 두 개의 돈통 모두 비어 있었다고 한다.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의심한 A씨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연락해 '돈을 왜 가져갔냐'고 따져 물었고, 아르바이트생은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며 "다음 근무자가 사장님이었냐. 꽁지 머리를 한 남성이 와서 다음 근무자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밤 10시 30분께 편의점으로 들어온 한 남성이 일일 아르바이트생에게 자신이 다음 근무자라고 말한 뒤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퇴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첫 근무였던 일일 아르바이트생은 다음 근무자의 얼굴을 몰랐기 때문에 남성의 말을 믿고 퇴근한 것이었다.
뒤늦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A씨는 남성이 카운터에서 돈통 시재를 확인하고 손님 계산도 처리하는 등 능숙한 모습을 보인 장면을 포착했다.
남성은 아르바이트생에게 "혼자 일하는 게 편하다"며 수차례 퇴근을 재촉했고, 그는 아르바이트생은 귀가하자마자 돈통 속 현금 약 40만원을 훔치고 버스카드 5만원을 충전한 뒤 달아났다.
아르바이트생은 "남성이 원래 교대하는 시간보다 더 일찍 와서 자기가 교대자라고 친절히 알려줬다. 자꾸 자기가 업무하면 되니까 빨리 퇴근해도 된다고 독촉했다"며 "제가 한 2~3분 지나도 집에 안 가니까 저한테 '그냥 빨리 퇴근하셔도 된다'고 독촉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생이 15분 동안 안 나가니까 계속 안절부절하다가 근무자가 가니까 바로 돈을 포스기에서 빼서 나갔다"며 "범인이 47분에 나갔다. 저는 52분에 왔는데, 한 5분만 범인이 더 있었어도 (잡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이어 "남성이 미리 알바앱 공고를 보고 일일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하는 시간대를 노린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인다"며 "계속 근무했던 아르바이트생은 다음 근무자를 알고 있기 때문에 속이기 어려워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노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남성은 돈통과 매장 곳곳에 지문을 남겼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신원을 특정해 현재 체포를 앞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편의점 점주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