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탁류' 배우 박지환이 극 중 배역 '무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탁류'(극본 천성일/연출 추창민) 에서 무덕을 연기한 박지환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의 운명 개척 액션 드라마. 지난 17일 9회를 공개하며 막을 내렸다. 박지환은 마포나루의 엄지(대장) 무덕으로 분했다. 비굴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종영 소감은.
▶이번 작품이 크게 남다른 것은 아니다. 작품을 못 봤기 때문이다. (웃음) 저는 작품은 하면 끝, 최선을 다했으면 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감독님, 배우들과 지낸 시간이 너무 의미 있고 좋은 시간이어서 끝날 때 섭섭한 감정을 느낄까 봐 애써 마음 주지 않고 정리하려고 했다. 그래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
-무덕이 진짜 주인공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한데, 사실은 전혀 아니니까. (웃음)
-극 중 계급의 변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인물이다.
▶감독님에게 이야기한 것이 무덕이가 약간 영물 같은 존재처럼 보인다는 거다. 대단히 위대해서 영물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청룡인 척하는 지네의 다리를 훔쳐 온, 호랑이인 척하는 하이에나의 이빨을 훔쳐 와서 누더기처럼 엮은 느낌이었다. 그 이후 인물의 발전은 감독님이 해주신 것 같다.
-굽은 등, 표정 연기가 마치 동물처럼 보이는 느낌이었다.
▶대본에 그렇게 그려져 있었다. 다만, 무덕이라는 인물의 얼굴을 가지려고 할 때 오래 걸렸다. 분장 테스트도 오래 걸렸다. 마지막에는 두세 번 정도 테스트할 때는 내가 생각하는 얼굴이 살짝 보이더라. 찾기 힘든 인물이다. 수염을 듬성듬성하게 뜯고 감독님에게 어떠시냐고 여쭤봤다. 항상 완벽히 표현하지 못해서 3분의 2 지점에서 한계를 느꼈다. 그때마다 감독님이 오셔서 의견을 더 추가해 주셨다. 그리고 동료들의 리액션을 통해 무덕이가 표현된 것 같다.
-무덕이의 밀고가 어떤 의도인지 끝까지 파악이 안 됐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연기했다. 지금은 그 재미를 위해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5년 후쯤 이야기하겠다. (웃음)
-무덕이는 비굴하달까,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인물이다.
▶갑자기 그런 세상에 떨어지면 비루하게 느낄 수 있는데 매일 그렇게 살았으면 비루하다는 느낌이 없을 것이다. 비루함의 평범성이랄까. 무덕이로서 그런 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무덕이는 강아지한테도 비굴하게 굴 수 있는 인물이다. 자기도 모르게 생긴 식구에 대한 감정이랄까, 그런 걸로 움직이는 거지 양심의 문제는 아니다.
-무덕에게는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나, 복수심 같은 감정은 사치일까.
▶조리 있던 세상은 역사적으로 없을 것이다. 무덕이는 그런 걸 그냥 감당하고 사는 거다. 원래 부조리한 세상을 조리 있다고 착각하고 살거나 그런 게 아니었을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위해를 당하니까, 이것에 맞는 삶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거다.
-엔딩에 나온 '못 살겠네' 노래가 애드리브인가.
▶노래의 톤을 감독님이 맞춰주셨다. '한 톤만 높이고 한 톤만 내리고' 그렇게 얘기를 해주셨다. 사람들은 '전쟁이 났다'고 하는데 무덕이는 '그냥 또 힘들게 생겼네' 정도인 거다. 또 귀찮은 일이 생긴 거다. 무덕이한테는 오늘은 얘한테 혼나고, 내일은 쟤한테 혼나는 거다.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하다가 매체 연기로 진출했다. 이번 작품에서 만난 극단 출신 동료들에게 더 깊은 애정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매 신 넘어가지 않으려고 했다. 애드리브를 쳐서 끄집어내려고도 했다. (왈패 배우들) 다 잘될 것 같다. 다 기억에 남는 배우들이다. 우리는 어느 시기에 만나서 헤어지는 보따리장수 같은 사람들이다. 솔직한 만남을 갖고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다. 정말 잘 만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
-왈패 배우들의 연기력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박정표 배우를 내가 추천했다. '그 친구 안 하면 안 하겠다'면서 말씀드렸다. 나보다 더 연기를 잘 한다. 무덕이가 잘 보이려면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있어야 했다. 감독님에게 박정표 배우를 한번 보시라고 했다. 정말 천재이고 최고의 배우다. 더 잘 되고 더 유명해져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안)승균이도 처음 봤는데 묘하더라. 묘하게 안쓰러운 면도 있고, 그런 걸 어루만지려고 했다. (박)철윤이도 건강한 사람이다. 조심스러운 성격이 있어서 그런 점을 잘 어루만지려고 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