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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 "'백번의 추억' 속 김다미·신예은 중 이상형? 둘다 과분" ③

2025.10.20 08:02  
에이치솔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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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19일 12부작으로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 김보람/연출 김상호)는 배우 허남준에게 첫 주연작이자 본격 로맨스에 도전한 드라마다. 허남준은 최근 인터뷰에서 "로맨스 도전은 해본 것 중 제일 어려웠다"는 출연 소감을 털어놨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재필(허남준 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다. 허남준은 극 중 두 여성 영례와 종희와 러브라인을 오가는 재필을 연기했다.

허남준은 데뷔 후 첫 주연작에서 김다미 신예은과 로맨스 연기를 펼친 데 대한 소감도 밝혔다.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드라마에서 펼쳐지니까 감사했다"고 전한 그는 첫 키스신을 포함한 주요 장면들에 대한 고민과 긴장감을 솔직하게 드러냈고, 사랑의 감정을 표현해 나가는 로맨스의 결을 표현해 본 데 대한 소감도 덧붙였다.

허남준은 지난 2019년 영화 '첫잔처럼'으로 데뷔한 후 '유어 아너'(2024)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금 거신 전화는'(2024) '별들에게 물어봐'(2025)를 거쳐 '백번의 추억'을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내년 방영 예정인 임지연 주연의 '멋진 신세계'에도 함께 캐스팅되는 등 빠르게 대세 행보를 이어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허남준은 '백번의 추억'을 보내며 촬영 현장의 공기와 온도, 냄새까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두고두고 한 번씩 꺼내볼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낸 그에게 '백번의 추억'은 캐릭터를 닮은 순수함을 그리려 노력했고, 연기에 대한 진심을 고스란히 담은 시간이었다. 허남준을 만나 첫 주연의 시간을 돌아봤다.

<【N인터뷰】 ②에 이어>

-영례와 종희는 서로 다른 성향의 캐릭터다. 실제로 어떤 캐릭터가 이상형에 더 가깝나.

▶둘 다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각자만의 이유와 사연이 있고, 어떤 성격이든 간에 (이상형은) 결이 잘 맞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땐 어떤 스타일이 좋고 이런 게 있겠지만, 나중엔 결이 잘 맞는 사람이 중요하더라. 구체적으로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가만히 있어도 편안한 사람이 있지 않나. 그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그 캐릭터들은 저한테는 둘 다 과분하다.(웃음)

-쌍둥이 동생이 먼저 결혼했는데.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나.

▶동생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꼭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있었지만, 동생을 보면 그냥 집 같아 보여서 좋았다. 그 집이 공간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자식과 아내가 나의 집이 되는 그게 정말 부럽더라. 그냥 가만히 있어도, 옆에만 있어도, 시간을 흘려보내도 무탈하고 행복한 모습들이 보여서 그게 좋더라. 물론 육아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가정을 갖는 게 정말 부러웠다. 항상 부럽다고 많이 얘기한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시청자들이 응원하는 커플이 갈리더라. 재필 영례를 응원하는 이들과 정현(김정현 분) 영례를 응원하는 이들이 갈리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했나.

▶취향인 것 같다. 정현이라는 캐릭터는 나이도 그렇고 성숙한 인물이다. 애초에 본인 마음을 빨리 캐치하고, 한 곳을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을 딱 하는 게 당연한 사람이고, 그게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반면 재필이는 아직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른다.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함이 사랑인지 우정인지도 모른다. 그냥 '같이 있으면 편안하니까 좋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고 경험도 적고 이제 성숙해져 가고 있는 친구다. 재필이도 영래를 만나면서 점점 정현처럼 어른이 되지 않을까. 안정적인 어른을 원하는 사람들은 정현 쪽을 선택할 거고, 어떤 사람들은 재필이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뉘는 것 같다.

-실제로는 친구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여자인 친구는 없다.(웃음) 학교 다닐 때 보던 사람들을 단체로 약속 잡아서 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 이상은 없다. 제 기준에서는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게) 약간 힘들다. (연인이 될 거면) 애초에 '친구가 아니지 않나'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여자인 친구는 없다.

-종희가 다시 나타났을 때 여전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당시 상황을 배우로서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나.

▶재필이는 영례에 대한 사랑은 처음엔 자각을 못 했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 보면 둘이 너무 결이 잘 맞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람들 보면 진짜 친구 같더라. 서로 제일 재미있어하고, 제일 행복해하고, 맛있는 걸 먹으면 기뻐하고, 그런 모습들이 보이더라. 재필이에게는 그게 사랑인지 인지할 수 없는 감정이었던 거다. 7년 뒤까지도 연애를 제대로 못 해봤으니 경험이 부족하지 않았겠나. (영례가 곁에 있기 때문에) 연애 상대가 필요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던 중 종희가 다시 나타났고, 옛 감정이 나오면서 조금 흔들린다. 7년 전 갑자기 떠났던 사람이 뜬금없이 나타나니까 생각 정리가 안 된 상태이지 않았을까. 자꾸 비 맞고 나타나고, 신발 짝짝이로 신고 나타나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챙기게 되고, 예전에 알던 사이니까 그 정도의 감정이었던 것 같다. 재필이가 조금 더 성숙했더라면, 정현 같은 사람이었더라면 딱 선을 그었겠지만, 이 친구는 아직 그 과정에 있는 친구였다.

-남은 회차에서 재필은 종희에게 선을 그을까.

▶자기 마음을 알고서도 선을 긋지 않으면 바보다.(웃음) 하지만 어떤 선을 긋는다는 느낌보다, 그냥 영례를 만나니까 종희한테 선을 그어야지 하는 게 아니라, 영례를 만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례에게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다 맞추게 된다. 점점 그렇게 되는 모습이 나온다.

-'백번의 추억'도 사랑받고 있고 차기작으로 '멋진 신세계'도 있다.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인기를 체감하나.

▶예전보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엄청 감사하다. 몸으로 느끼진 않지만 다음 작품 제안이 들어오는 거나 그런 걸 보면 실감은 나는 것 같다. 하지만 밖에 나가질 않아서 누가 알아보거나 하지는 않는다.(웃음) 그래도 스케줄이 바빠서 (촬영장) 근처에서 헬스장 1일권 끊고 운동하러 갔을 때 가끔 알아봐 주시면, '이 드라마를 많이 봐주고 계시는구나' 느낀다. 예전보다 많이 사랑해 주시는 건 확실히 느끼는 것 같다.

-욕심나는 캐릭터나 작품, 도전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30대 초중반, 중후반, 40대 초중반 등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장르를 다 해보고 싶다. 강한 역할도, 여린 역할도, 로맨스도, 코미디도 다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그래도 다양하게 도전을 해온 것 같아서, 앞으로도 더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비슷하지만 달라진 느낌을 조금씩 보여주고 싶다.

-코미디 장르도 좋아하나.

▶너무 좋아한다. 너무 어렵지만 정말 좋아한다.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자중하려고 노력한다. 멋진 역할 할 땐 자중하려고 하고, 재미있게 해도 된다 싶을 땐 고삐 풀고 열심히 웃기려고 노력한다.(웃음)

-이번 작품에서 복싱으로 액션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준비 과정이 생각보다 엄청 힘들진 않았다. 원래 운동을 좀 했고, 액션 선생님과도 합이 잘 맞았다. 재필이라는 인물이 복싱을 엄청 잘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오히려 너무 잘해 보이지 않는 쪽을 더 찾기도 했다. 선수도 아니고 취미로 하는 설정이어서 부담은 없었다. 시간 투자하고 몸을 쓰는 건 당연히 체력적으로 소모가 있었지만,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고 오히려 재미있었다.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있게 했다.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을까.

▶두고두고 한 번씩 꺼내볼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고 제 작품을 꺼내보진 않는데, 이 작품은 지금도 돌이켜보면 현장의 온도와 냄새 같은 게 떠오른다. 또 이런 현장이 있을까 싶다.
운이 좋게 너무 좋은 분들, 따뜻한 분들과 함께했다.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머리에 바로 스쳐 지나가는 그때의 온도가 있다. 따뜻함. 그래서 한 번씩 힘이 들거나 할 때 틀어서 꺼내보지 않을까 싶다. 진심으로.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