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음악 서바이벌에서도 '한일전'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인들이라면 축구, 야구 등의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유독 가슴 뛰는 대결이 있다. 바로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이 벌이는 '한일전'이다. 오랜 역사 동안, 라이벌 의식이 굳혀지면서 그 경쟁 역시도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송계에서도 음악 서바이벌 예능 속 '한일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6일 엠넷은 새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 힙팝 프린세스'(이하 '힙팝 프린세스')를 처음 선보였다.
'힙팝 프린세스'는 힙합·K팝·J팝 등 서로 다른 아이덴티티를 가진 참가자들이 힙합과 팝을 결합한 '힙팝' 장르의 걸그룹 데뷔를 두고 벌이는 한일 합작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한국인 참가자 20명과 일본인 참가자 20명이 출연해 걸그룹 데뷔조에 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담았다.
경쟁을 통해 뽑힌 데뷔조 멤버들은 엠넷의 모회사 CJ ENM과 일본의 광고 대행사 하쿠호도의 합작법인 챕터아이의 지원 속에서 걸그룹으로 데뷔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글로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1회 방송에선 한일 참가자 40인의 첫 만남과 함께 본격적인 한일 대결 구도 속에서 '트랙 경쟁'이 펼쳐졌다. 국가대항전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의 무대가 펼쳐지면서 남다른 실력자들도 포진된 퍼포먼스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힙팝 프린세스' 외에도 '한일전' 구도의 음악 서바이벌로 주목받은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7일 종영한 MBN '2025 한일가왕전'이다.
'2025 한일가왕전'은 지난해 한국의 '현역가왕'과 일본의 '트롯 걸스 재팬'에서 선발된 한일 각국의 톱7이 경연을 펼쳤던 '한일가왕전'의 시즌2로, 시즌1이 여성 가수들의 경연을 다뤘다면 시즌2는 남성 가수들의 경연을 담아냈다.
한국에서는 박서진, 진해성, 에녹, 신승태, 김준수, 최수호, 강문경 등이 출연했고, 일본에서는 타케나카 유다이, 마사야, 타쿠야, 주니(Juni), 슈(SHU), 키모토 신노스케, 신(Shin) 등이 출연해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을 건 음악 대결로 시청자들의 귀를 제대로 호강시켰다.
특히 '2025 한일가왕전'은 단순히 서바이벌에서의 한일전의 구도가 경쟁으로만 그려지는 게 아닌 음악적인 한일 음악 교류의 성격을 더욱 부각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힙팝 프린세스' 또한 한일전을 앞세웠지만, 목표 지점은 서바이벌을 통해 선발된 한국인, 일본인 참가자들이 함께 걸그룹으로 데뷔하는 것이기에 '경쟁' 보다는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심사위원 역시 아이들 소연, 개코를 비롯해 리에하타, 이와타 타카노리 등 한국과 일본이 조화롭게 구성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한일전'을 통해 단순히 경쟁이 아닌 조화와 교류를 강조하고 있는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한국 배우들의 일본 드라마 진출과 일본 배우들의 한국 드라마 출연이 많아지고 있는데, 음악 프로그램들 또한 한국과 일본의 교류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라며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때에, 일본과의 이런 문화적 교류가 한류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