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밤새 지옥" 판잣집 덮친 산사태에 대규모 희생, 세부섬 무슨 일?

판잣집 덮친 산사태, 주민 대규모 희생
여진·어둠에 구조 지연…사상자 늘어날 듯
태풍 이어 강진, 필리핀 재난 대응 한계

2025.10.01 14:08  

[파이낸셜뉴스] 필리핀 중부 세부섬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31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쳤다. 지진으로 가옥과 건물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30일 오후 9시59분(현지시간) 세부섬 북부 해안도시 보고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9㎞ 떨어진 해상, 깊이 10㎞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11.15도, 동경 124.14도다.

보고시 인근 메데인 마을에서는 주민 최소 12명이 무너진 집에 깔려 숨졌다. 산레미지오 마을에서는 농구 경기장 벽이 무너져 해안경비대원 3명과 소방관 1명, 어린이 1명이 사망했다. 인구 약 9만명의 보고시에서는 판잣집 밀집 지역이 산사태로 덮여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나 여진과 어둠으로 속도가 더디다.

보고시 곳곳에서는 주택과 소방서 건물이 붕괴하고 도로가 갈라졌다. 소방관 레이 카네테는 AP통신에 "퇴근하려고 막사에 있다가 땅이 흔들리기 시작해 뛰쳐나갔지만 강한 진동 때문에 비틀거리며 땅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희생자 다수는 야간에 집이 무너지면서 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기상청은 지진 직후 최대 1m 높이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곧 해제했다.
세부 주지사 파멜라 바리콰트로는 "보고시와 외곽 지역의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낮이 돼야 파악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부섬은 최근 태풍 '부알로이' 피해에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강진까지 겹치면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중부 지방이 태풍 부알로이의 강풍과 폭우로 홍수 피해를 입어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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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