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랑에 빠진 10세 여아, 쌍꺼풀 수술" 日병원 선 넘은 홍보

2025.09.30 07:19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한 성형외과가 10세 초등학생의 쌍꺼풀 수술 과정을 SNS에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일본 주간여성프라임에 따르면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는 지난 8월 공식 SNS 계정에 ‘사랑에 빠진 초등학생? 10세의 여름방학 쌍꺼풀 수술'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약 1분 분량의 영상에는 10세 여아가 엄마, 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아 쌍꺼풀 수술을 받는 장면이 담겼다.

의사는 아이에게 “예뻐진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친구가 있느냐”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질문을 한다. 이에 아이는 수줍게 웃는다.

병원 측은 해당 수술이 미용을 위해서가 아닌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증상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수술 전후 모습을 비교하며 ‘짧은 시술로 간단히 예뻐진다’는 식의 홍보 문구를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아이와 보호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 영상은 지난 18일 유명 인플루언서가 SNS에 공유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은 “성장기의 아동이 성형수술을 받아도 되느냐”, “미성년 자녀의 성형 장면을 공개한 부모는 무책임하다”, "미성년자 성형을 광고하는 행위는 부절적하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영상은 삭제됐지만, 현지에서는 “미성년의 성형이 어디까지 허락될 것인가” “의사와 병원 측의 책임 의식 기준이 높아져야 한다” 등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모 불안을 이유로 어린 나이에 성형을 결정하는 것은 신체적·정신적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미용 성형이 늘고 있다. 2023년 쌍꺼풀 성형의 상담이나 수술을 실시한 18세 미만의 환자는 1006명, 2024년은 1072명으로, 이 중에는 6~7세 어린아이도 포함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