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염혜란이 '어쩔수가없다'에서 베드신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의 주연 염혜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을 연출한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염혜란은 극 중 평생 제지회사에서 근무했다가 해고당한 구범모(이성민 분)의 아내이자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 이아라 역을 맡았다. 이아라는 매번 연기 오디션에서 낙방하지만, 결코 자신감과 낭만을 잃지 않는 인물. 실직한 후 무기력하게 변해버린 구범모의 모습이 못마땅해하는가 하면, 한때 매력적이었던 그의 과거를 그리워하며 사랑과 실망,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이날 인터뷰에서 염혜란은 극 중 매혹적이면서 관능적인 여성 캐릭터 이아라 캐릭터를 맡은 데 대해 "'아라'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배우들이 있지 않나"라며 "'아라'라고 하면 그냥 앉아 있는데도 관능적인 여자 느낌이 나야 하는데 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하려고 마음먹었다고 하셨을 때가 '마스크걸'이 최근작인가 그랬을 텐데 그걸 보시고 이걸 저한테 맡겼다는 게 너무 갭이 크지 않나 했다"라며 "그래서 감독님께서 못 보시는 작품도 많으시니까 혹시 안 보셨나 했었다, 남들은 다 봤는데 혹시 제 작품은 안 보고 제안하신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막 들었다"고 털어놨다.
염혜란은 출연을 결심했던 계기에 대해 "그랬는데 그 작품을 보셨다고 하셨고 (걱정하는 부분은) 작품을 함께하는 스태프나 나나 연출하는 사람이 고민할 거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믿음을 갖고 도전해 보자 했다"고 전했다.
염혜란은 영화 속 이아라의 모습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건 보는 분들이 판단하실 것 같은데 그래도 스태프분들이 굉장히 많이 노력해 주셔서 그 덕에 보람이 있었다"며 "저도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다, 네일아트도 해보고 손톱 연장도 처음 해봤고 속눈썹도 붙여보고 스타일에 대해 엄청 고민을 많이 해주셨다, 가발도 많이 써보고 의상도 그렇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예상이 되는 배우가 하는 것보다 당신이 하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시더라"라며 "그래서 내가 날 믿고 접근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역할을 위한 다이어트도 감행했다. 염혜란은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이 여자는 예뻐 보인다기보다는 나이가 있지만 자기를 놓지 않는 느낌이었다"라며 "분장 감독님과도 나이가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긴 머리, 그리고 시도하지 않는 것들을 꼭 하는 여자라고 얘기를 나눴다, 끊임없이 자기를 사랑하는 여자고 현재 상태는 자신을 더 사랑하는 상태라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을 계속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극찬했던 미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염혜란은 "과거 장면 같은 경우는 감독님이 엄청 신경 쓰셨다"며 "제 과거 사진도 보내드렸는데 감독님이 더 통통하게도 해보고, 덜 통통하게도 해보고, 시도를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촬영 끝나는 날 범모랑 같이 찍은 젊었을 때 사진이 있는데 그걸 선물로 받았다"며 "저희 집에는 잘 보이는 곳에 쫙 걸어놓고 너무 흡족해하면서 보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극 중 베드신을 소화한 소감도 전했다. 염혜란은 상대 배우에 대해 "그분은 몸도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근육이 굉장히 잘 잡혀 있었는데 카메라에는 그 몸이 덜 보인 게 좀 아쉬웠다"며 "둘이 찍어놓은 영상이 있었는데, 그걸 어디 스트리밍에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몸이 조각 같았다"고 말했다.
염혜란은 관객들의 반응을 걱정했다며 "그게 가장 걱정이긴 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그 부분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도전에 대해서는 "아직 못 보여드린 모습이 많다고 믿고 있다"며 "관능미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사실 관능미라는 건 굉장히 내밀한 감정이지 않나, 남들에게 쉽게 보여줄 수 없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어떤 것이라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연기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치정 멜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생각만 해도 좋지만 동시에 너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염혜란은 전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속 어머니 광례 연기로 안방을 울렸다. 이에 대해 염혜란은 "딸은 내 실체를 안다"며 "내 실체를 알기 때문에 콧방귀를 뀐다, 저와 싸우고 이럴 땐 '사람들이 이런 걸 알아야 해'라고 하더라, '엄마 역시 연기 잘한다' '친구들이 다 엄마 좋은 사람들인 줄 안다'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지난 24일 개봉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