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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 결혼' 김종국…사생활 보호인가, 예능 소재화인가

2025.09.17 11:40  
가수 겸 방송인 김종국/뉴스1 ⓒ News1 DB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김종국의 최근 행보를 두고 자승자박(自繩自縛)이란 말이 나온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가 불러온 자기모순이 스스로를 곤란하게 했다는 뜻이다. 그 역시도 "피로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을 만큼 사생활 보호를 명분으로 결혼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극비에 부쳤지만, 숨기려 했던 것이 오히려 방송과 기사 등에서 화제가 되는 역설을 보여줬다.

더 큰 혼란은 그 이후의 행보다. 김종국은 지난주 방송된 SBS '런닝맨'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 과정이 지나치게 비밀스러웠던 탓에 멤버들의 토크 하나하나가 더욱 주목받았다. 또한 '런닝맨'은 오는 21일 방송을 위해 김종국의 절친 차태현을 게스트로 섭외했다. 김종국 결혼을 이슈로 차태현과 또 한 번 더 화제성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짚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스스로 통제하고 제한한 정보로 인해 만들어진 아내 관련 루머를 해명했다. 앞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도 김종국의 결혼 이슈를 다뤘다. 차태현과 김준호 김종민 등이 김종국의 결혼식 축의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고, 김종국은 김희철과 함께 하객 명단 기준을 공개했다. 여기에 '런닝맨' 전 멤버 이광수의 결혼식 불참이 의문을 자아내면서, 이광수 측에서 예정됐던 스케줄이 있었음을 밝히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대중은 사생활 보호와 방송 소재 활용 사이 경계가 허물어진 김종국의 배치되는 아이러니한 태도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대중의 관심으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며 극비 결혼했지만, 이와 관련한 이슈를 하나하나 콘텐츠화했다. 결혼에 대해 대부분 숨겨오다, 방송에서 활용하는 행보는 일부에게는 모순으로까지 읽혔다. 극비 결혼의 목적이 진정 사생활 보호였다면, 예능 활용은 최소화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연예인도 개인으로서 사생활을 지킬 권리가 있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일관성'이다.
김종국의 이번 사례는 스타들이 자신의 사생활 보호와 방송 사이에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재고하게 만든다. 어설프게 넘나들 경우, 사생활 보호의 명분과 진정성마저 무색해진다. 김종국처럼 멤버들 및 시청자들과 유대감을 쌓으며 다수 장수 예능에 출연하는 경우라면, 이로 인한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지 않도록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