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에게 돈봉투를 건넨 의혹을 받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사적 사용을 언급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7일 충북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과 만나 "(6월 26일) 김 지사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선수단 격려금 때문에 현금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집에도 400만~500만 원을 늘 비축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25일 아내 개인 카드 대금 480만 원을 막기 위해 회사 경리에게 500만 원을 뽑게 했고, 26일에도 지갑에 돈이 없어 선수단 격려 등을 위해 600만 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는 윤 회장의 회사 경리 직원이 "회삿돈 500만 원을 뽑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명 과정에서 법인(회사) 자금의 사적 사용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윤 회장이 밝힌 대로라면 회사 직원을 시켜 아내 개인 카드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한 셈이어서 업무상횡령·배임의 소지가 있다.
현행 형법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윤 회장이 주장한 선수단 격려금 지급 역시 회사 업무와 상관없다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달준 변호사(법무법인 유안)는 "만약 법인 자금을 가족의 카드 대금이나 사적 용도로 쓰는 건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며 "격려금 성격의 지출도 회사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면 횡령이나 배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돈봉투를 건넨 적은 결코 없다"며 의혹을 거듭 부인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발언으로 새로운 법적 논란에 휘말린 셈이 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26일 일본 출장 직전 충북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김 지사에게 현금 50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윤 회장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윤 회장에게 돈봉부를 받은 것으로 의심을 사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함께 돈을 마련한 의혹을 받는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