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에도 등장한 '美 스타벅스'? 알고 보니…

2025.08.26 05:55  

[파이낸셜뉴스] 북한에서 일부 상위계층이 서구식 소비문화를 즐긴다는 외국인들의 증언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관광객과 유학생 등 외국인 3명으로부터 관련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한 중국인 어학연수생에 따르면 평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장소는 '낭랑 애국 금강관'이라는 쇼핑몰로 이곳은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북한판 이케아'로 불린다.

이곳에서는 가구와 주방용품, 식료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실제 이케아 제품인지, 모조품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램프 등 일부 상품은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포장이 동일하고, 명칭도 같았다.

이에 대해 이케아 측은 "북한에 공식 이케아 판매 채널은 없다"며 "우리는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쇼핑몰에는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매장 '리저브'를 모방한 '미래 리저브'라는 이름의 카페도 영업 중이다.

해당 카페는 스타벅스 로고의 별 대신 알파벳 'M'을 변형한 심볼이 사용된다.

이 중국 유학생은 "커피 3잔에 25달러(약 3만4000원)를 지불했다"며 "평양은 물가가 비싸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타벅스 측은 북한에 운영 중인 매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 평양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스웨덴 출신 홍콩 거주자 요한 닐랜더는 "물과 주스를 파는 노점상도 현금보다 QR코드 결제를 선호했다"며 "북한 주민들도 영상, 메시지, 택시, 쇼핑 앱 등 서방과 유사한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최근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한 러시아 관광객은 미국과 일본, 중국산 맥주를 마시면서 해변에서 바비큐를 즐겼다고 전했다.


그는 1주짜리 관광상품 가격으로 1400달러(약 194만원)를 지불했으며, 음식도 풍부해서 해산물과 구운 고기를 많이 먹었다고 했다. 또 리조트 내 쇼핑센터에선 러시아에서 치수가 없어 못 샀던 어그 부츠도 구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NYT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대화 계획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권위주의적인 국가에서 어떻게 새로운 소비문화를 육성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며 "북한은 제재 속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자본주의 적들을 모방해 번영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